추신수(41·SSG 랜더스)가 최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선발을 두고 한 발언으로 야구계가 시끄럽다.
미국으로 돌아간 추신수는 최근 미국 댈러스 지역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학폭 논란으로 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을 두고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처벌도 받고 출전 정지 징계도 다 받았다. 그런데 국제대회를 못 나간다.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잘될 재능을 지닌 선수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렇게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선수를 보면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선배 입장에서 후배의 대표팀 선발 탈락에 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힐 순 있다. 시각에 따라 전년도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왕에 오른 KBO리그 최고 투수(안우진)의 대표팀 발탁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이 문제는 대표팀 감독이나 기술위원회, 그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안우진은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그런데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선수 선발 기준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라는 상징적 의미와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가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학창시절 잘못된 행동이 주홍글씨로 평생 따라붙는 것도 곤란하다. 언제까지 이와 관련한 논란을 계속할 것인가. 더 명확한 기준을 정하거나 언급하면 좋을 듯싶다.
추신수를 안우진 문제를 언급하면서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 타이거즈) 인가. (주장으로 선임된) 김현수(LG 트윈스)만 봐도 그렇다.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본다면 많은 선수(베테랑)가 안 가는 게 맞고,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많았어야 한다.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언급했다.
이건 추신수가 말할 주제가 아니다. 추신수는 몇 살인가. 본인이 SSG에서 뛰는 건 괜찮은가. 또 억지로 뛰는 것인가. 마흔한 살 나이에도 선수로 뛸 수 있는 건 행복하게 여겨야 한다. 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필요로 해서 뛸 수 있는 것이다. 추신수가 과거 대표팀(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뽑힌 것도 실력을 갖춰서였다. 이를 통해 병역 혜택을 얻어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대표팀 선수 선발에 나이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추신수가 언급한 문동주(20·한화 이글스)나 안우진이 국제대회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겨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대표팀의 역할이 아니다. 당연히 국가대표는 신예 선수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도 아니다. 국제 대회는 엄연히 최고의 선수가 모여 맞붙는 국가대항전이다. WBC는 더 그렇다. 미국과 일본도 최고의 선수를 뽑고 있다. 추신수는 전혀 잘못 생각하고 있다.
추신수는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 야구가 나아갈 길은 아직도 멀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프로 야구가 제대로 정착한 한·미·일 3개국의 경제력을 따져봐라. 또 미국은 한국보다 100년, 일본은 50년 앞서 프로 야구를 시작했다. 한국이 하루아침에 다른 리그를 따라잡을 순 없다. 더구나 각 구단이 적자 구조에서 팀을 운영하는 상황에서도 KBO리그의 인프라와 인식은 많이 좋아졌다.
추신수는 한국 무대에서 뛰는 2년 동안 선행을 많이 했다. 다만 최근 발언으로 너무 코너에 몰리는 듯해 안타깝다.
WBC 대표팀도 2월 중순부터 합숙 훈련을 실시한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하면 좋을 게 없다. 추신수로부터 시작된 이번 논란을 마감하고, 대표팀의 선전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