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에 지원한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의 국내 복귀가 무산됐다.
30일 성남시 관계자에 따르면 빅토르 안은 상위 2배수 후보에 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치 1명을 선발하는 이번 모집 공개에 총 7명이 지원했다. 빅토르 안은 지난 12일 성남시청을 찾아 약 20분 동안 면접을 봤다. 그는 지원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추후 (이번 모집) 절차가 마무리되고, 기회가 생기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합격자 최종 발표는 31일 이뤄질 예정인데, 빅토르 안은 상위 2배수 후보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성남시는 이번 선발 과정에서 기술과 소통 능력뿐만 아니라 빙상계 여론과 언론 보도 등 여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3관왕 출신의 그는 2011년 한국을 떠났다. 빙상계 파벌싸움에다 소속팀 성남시청 빙상단이 재정 문제로 해체되자 러시아로 귀화, 빅토르 안으로 개명했다. 러시아 소속으로 나선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두 차례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만 총 6개. 2020년 은퇴 후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로 부임했다.
빅토르 안의 복귀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지도자연맹은 "러시아인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가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며 "성남시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코치) 선임을 촉구한다. 한국 빙상이 국민들께 신뢰받고 사랑받기 위해 지도자의 정직한 직업윤리와 건강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성남시청에는 국가대표 최민정과 김길리, 김건희 등이 소속되어 있다. 빅토르 안은 베이징 올림픽 종료 후 외국 대표팀으로부터 4년 장기 계약 제안을 받고서도 한국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논란 끝에 결국 무산됐다.
한편 빅토르 안과 함께 이번 코치직 모집에 지원한 김선태 전 감독도 탈락했다. 김 감독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고,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