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구단 역대 최다승 투수 이재학. 이재학은 현재 1군이 아닌 2군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IS 포토
사이드암스로 이재학(33)은 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을까.
2월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산 캠프를 시작한 NC 1군 선수는 총 43명이다.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21명.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보상 선수로 영입한 전창민(23)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한 신영우(19)를 비롯해 다양한 선수들이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구단 역사상 최다승(76승) 투수이자 창단 멤버이기도 한 이재학이 빠졌다.
더욱이 이재학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잔류 계약을 했다. 계약 합의까지 진통이 따랐지만 12월 16일 계약 기간 2+1년, 최대 9억원에 사인했다. FA 계약 자체가 내년 시즌 쓰임새를 어느 정도 인정받은 것인데 곧바로 1군 캠프에서 제외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재학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있는 건 아니다. 감독님이 결정하신 부분인데 조금 더 젊은 선수를 보길 원하셨던 거 같다"며 "선수가 베테랑이니까 루틴대로 여기서(창원) 몸을 만들고 준비하면 시범경기 때 쓰시겠다는 내용을 (캠프 출발 전 선수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재학의 지난 시즌 성적은 26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4.75다. 피안타율이 0.224로 높지 않았지만 9이닝당 볼넷이 5.34개로 많았다. 마운드 위에서 자멸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선발 보직을 잃기도 했다. FA 계약으로 팀에 남았지만 1군 캠프는 불발됐다. 시범경기 때 1군에 '지각' 합류하더라도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만큼 입지가 불안하다는 의미다.
NC는 이재학 대신 신영우나 이준호(23·2023년 신인 6라운드)를 비롯해 한재승(22) 이용준(21) 정구범(23) 같은 젊은 투수들이 대거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구단 관계자는 "이재학이 아니더라도 정진기나 김한별처럼 약간 (1군 캠프에서 빠진 게) 의외라고 느낄 수 있는 선수들이 조금 있다"며 "캠프 명단이 (언론에 발표된 것보다) 조금 일찍 결정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