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도 파죽지세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시장 여건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확대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낙관적이지 않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과 전기차를 앞세워 경기 침체 파고를 넘겠다는 각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432만대 자동차를 판매할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전년(394만2925대)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아이오닉5 N 및 디 올 뉴 코나 EV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33만대로 잡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20만9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였지만, 이를 7% 중반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난항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의 판매 목표는 전기차 7만대를 포함해 86만대다. 아이오닉6의 판매 개시, 신형 코나 출시, 제네시스 GV70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의 판매 전략을 지속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판매량 중 14%를 차지했던 미국 시장 판매량을 22%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IRA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가 리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 5%에서 30% 이상 수준까지 확대한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에 리스 차량도 포함된 데 따른 조치다.
유럽 시장의 경우 1분기 아이오닉6 출시와 함께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인 신형 코나EV와 아이오닉5 N모델 등을 통해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
기아 역시 올해 전 세계 시장에 전년보다 10.3% 늘어난 32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특근 확대 등 생산의 조기 정상화를 통해 공급을 최대한 늘려 높은 대기 수요를 우선 해소하고, 친환경차와 고수익 RV모델 중심의 판매 체계를 더욱 강화해 수익성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북미 올해의 차(유틸리티 부문)’ 선정 등 글로벌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EV6의 생산 및 판매 확대를 이어간다.
텔루라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 신형 스포티지,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 등 주요 시장별로 수익성이 높은 최신 SUV 차종 판매 확대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주우정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기아가 연초 발표하는 목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 잘 지켜봐달라"며 "지금까지 (기아는) 미스한 바 없었다. 올해도 그렇게 갈 것으로 다짐하고,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영향이 있지만, 누적된 대기 수요에 더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완화되는 등 생산 정상화를 고려해 현대차·기아가 공격적인 목표치를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