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보상선수 신화가 재현될까.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태훈(26)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강렬한 눈도장을 찍고 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김태훈은 13일까지 열린 세 차례의 평가전에 모두 중심타선으로 선발 출전,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11일 두 번째 평가전에선 홈런까지 신고했다. 주니치 드래건즈 전에서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훈은 4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연습경기지만 이적 후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김태훈은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은 김상수를 KT 위즈로 떠나보낸 대가로 김태훈을 보상선수로 지명하면서 새 ‘푸른 피’를 수혈했다. 당시 삼성은 “변화구 대처 능력과 컨택 능력이 뛰어나 대타 요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팀 외야 뎁스(선수층)를 두텁게 해줄 것”이라며 김태훈의 활약을 기대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더로 KT에 입단한 김태훈은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성장을 거듭했다. 퓨처스리그 7시즌(군 복무 제외) 동안 그가 거둔 성적은 타율 0.303(1147타수 347안타) 42홈런 211타점. 지난 2020시즌에는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고, 2021시즌에도 0.370의 고타율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은 없다. 1군 75경기에 나와 타율 0.203(143타수 29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2021시즌엔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0(87타수 20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이듬해엔 다시 7경기 출전에 그치며 기회를 받지 못했다. 어느덧 프로 9년차,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
삼성은 보상선수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 지난 시즌 박해민(LG)의 보상선수로 온 포수 김재성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안방에 안정을 가져다줬고, 2017년 차우찬(LG)의 보상선수인 우완 이승현도 현재 팀의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김태훈도 이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록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캠프 초반이지만, 김태훈은 기회를 받고 있다. 연습경기 세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고, 세 경기 모두 중심타선에 배치된 것만으로 김태훈을 둘러싼 삼성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에 얼마 없는 좌타 대타자원으로서 김태훈이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태훈은 “캠프 동안 타격 자세를 보완해서 시즌 준비를 잘하겠다”라며 새 팀, 새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