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키가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킬러’를 발매했다. 지난해 8월 공개한 정규 2집 ‘가솔린’ 이후 6개월 만의 컴백으로, 파격 콘셉트 그 자체였던 키가 이번 앨범을 통해 한층 더 깊어진 감성으로 성숙함을 표현했다.
‘킬러’는 이전 ‘가솔린’ 앨범에 수록된 11곡과 동명의 타이틀곡 ‘킬러’, 여기에 신곡 ‘하트리스’, ‘이지(Easy)’까지 3곡의 신곡이 더해져 총 14곡의 노래로 구성됐다. 이중 ‘킬러’는 80년대 뉴웨이브, 신스 팝 기반의 레트로 사운드가 인상적인 업템포 댄스 장르 곡이지만 다크한 무드를 자아낸다. 가사에는 잔인하게 이별을 고한 후 상대를 잊지 못해 겪는 후회와 고통스러운 감정을 담아 오묘한 분위기를 이끈다.
도입부부터 빠른 리듬으로 시작되는 ‘킬러’는 키의 허스키하면서도 올곧은 음색으로 집중시킨다. 이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전주에 키의 탄탄한 성량과 가창력이 중심을 잡아주며, 강한 힘을 실어주는 고음으로 시원함을 안긴다.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키의 창법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곡의 전개에 변환점을 주면서 키의 정교한 보컬 테크닉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어 눈여겨볼 점은 80년대 유행한 음악의 특징을 ‘킬러’에서 구현했다는 점이다. 익숙한 디스코 사운드, 여기에 포함된 드럼과 신디사이저의 등의 악기가 사운드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이별의 상황을 절절히 표현한 키의 가창에 신나는 템포임에도 서글픈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킬러’ 뮤직비디오에서는 키가 완벽한 ‘퍼포머’로 변신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연인에게 차갑게 등을 돌린 ‘킬러’로 등장하는 키는 쉴 새 없이 진행되는 전개에도 파워풀하고 강렬한 안무를 소화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여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불타는 차량 등 한 편의 영화 같은 스케일이 더해져 화려한 영상미에도 눈길이 쏠린다. 더불어 폭발하는 남성미와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풍기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키의 비주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키는 지난 2018년 11월 데뷔 10년 만에 첫 솔로 정규앨범 ‘페이스(FACE)’을 발매, 그룹 샤이니가 아닌 키 만의 음악을 자신있게 선보였다. 뛰어난 음악성으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샤이니, 그 안에서도 키는 매력적인 보이스와 뛰어난 랩 실력, 개성 있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그의 솔로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솔로 데뷔 앨범 발매 후 키는 SM엔터테인먼트 스테이션을 통해 ‘콜드(Feat. 한해)’를 가창했으며, 2019년 3월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 ‘아이 워너 비’를 공개했다. 이후 같은 해 첫 미니 앨범 ‘배드 러브’를 발매했고 뒤이어 ‘가솔린’과 ‘킬러’를 차례로 선보였다. 키는 ‘배드 러브’부터 시작해 ‘가솔린’, ‘킬러’까지 이어지는 3부작의 레트로 트릴로지를 비로소 완성해냈다.
그룹과 솔로, 또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도전하며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키는 ‘만능 열쇠’라는 별명처럼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데뷔 15년 차에도 쉴 새 없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그의 노력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샤이니와 솔로, 그 중간에 서 있는 키가 보여줄 ‘성장형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