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인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인수로 촉발된 내부 경영권 분쟁은 이제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를 향한 의혹 폭로전과 SM엔터가 소유한 자회사의 매각설이 제기되는 등 혼탁한 상황에 빠졌다.
‘수면 위’ 싸움은 폭로전으로 이뤄졌다. 이수만의 처조카인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16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SM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이성수 성명 발표 1차’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성수는 이 영상에서 이수만이 설립한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CT Planning Limited)을 통해 SM아티스트의 해외 음반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SM엔터와 해외 레이블사 정산 전에 6%를 선취했다고 주장하며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주장이 확산되자 국세청에서도 사실관계를 검토해보겠다며 조사에 착수했다는 이야기가 세무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또한 이성수는 이수만이 직접 또는 측근을 통해 아티스트들에게 ‘이수만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내라’는 요구했다고 말했으며, 자신을 위한 주주총회 대응반을 설립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수만 없는 회사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액을 낮출 방안을 요구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물밑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알짜 자회사들을 기습적으로 매각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아티스트가 팬들과 1대 1로 소통하는 플랫폼 ‘디어유’ 매각설이 제기됐다. 시가 총액 1조 2000억원이 넘는 디어유는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먹거리 중 하나다.
SM엔터 경영진이 디어유를 비롯한 계열사 매각 움직임을 보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음원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M 경영진이 디어유 매각을 통해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SM엔터 측에서는 디어유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다. SM엔터 측에서는 “1월 20일 얼라인과의 합의사항 중 하나인 비핵심자산 매각 관련해 현재 검토를 하고 있으나 보도에 언급된 자산 중 하나인 디어유의 경우 검토 대상 아니다”라고 이데일리에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