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권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베이스볼 필즈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 중 본지와 만나 "지금 2번 타순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NC 타자 중 지난해 2번 타순을 가장 많이 소화한 건 손아섭(231타석)과 이명기(120타석)다. 이명기가 최근 한화 이글스로 이적, 손아섭이 유력한 2번 대안으로 떠올랐다. 강인권 감독도 실제 손아섭을 2번 타자로 염두에 뒀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 손아섭이 장타에 욕심을 낸 것이다. 손아섭은 스윙 궤적을 수정, 콘택트와 장타 능력을 동시에 향상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강 감독은 "겨우내 중거리를 많이 치고 싶어서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며 "손아섭은 (1루 주자가 진루할 가능성 높은) 우측 안타가 많아서 2번으로 생각했는데 중심 타선에 넣어야지 않을까 싶어 2번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이 고려하는 2번 타자 후보는 포수 박세혁이다. 박세혁은 지난해 11월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이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다. 4년, 최대 46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24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할 정도로 팀 내 기대가 크다. 그런데 박세혁의 2번 타순 기용은 결단이 필요하다. 체력 부담이 큰 포수라는 포지션도 변수지만 일단 '경험'이 적다.
박세혁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402타석을 소화했는데 2번 타순은 전무했다. 주로 6번(168타석)과 7번(88타석)에 배치, 하위 타선을 책임졌다. 2012년 1군에 데뷔한 박세혁의 통산(2278타석) 2번 타순 소화는 고작 18타석이다. 손아섭의 대체 자원을 찾는 강인권 감독은 "세혁이는 왼쪽 투수를 상대했을 때 어프로치 능력이 있다. 우익수 앞 안타도 많이 만들어내서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구상을 전했다.
NC는 박민우가 리드오프를 맡을 게 유력하다. 2번 타자는 박민우와 함께 테이블 세터를 형성,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 강인권 감독은 "2번 타자도 리드오프 역할을 같이 해줘야 한다. 1번 타순에서 출루하지 못했을 때 새로운 1번처럼 느껴져야 상대 투수가 부담을 느낀다"며 "(손아섭은) 타격 폼에 변화를 줘서 중심 타선으로 운동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