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는 1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2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대회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45위에 올랐다. 오랜만에 자신의 상징인 ‘검빨(검은색 하의+빨간색 상의) 패션’을 입고 나와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40위권이지만 의미가 있었다. 우즈는 2021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 골절 수술을 받았다. 이후 온전치 않은 다리로 복귀해 일부 대회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으나, 컷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컨디션 문제로 완주하지 못했다.
우즈는 지난해 5월 PGA 챔피언십에선 다리 통증으로 3라운드에서 기권했고, 7월 디오픈에선 컷 탈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틀짜리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선 카트를 타고 완주했다. 이번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면서도 그의 다리는 불편해 보였다. 다리 부상 이슈가 계속 따라다녔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즈의 우승보다는 완주가 더 관심사였다.
하지만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완주에 성공했다. 우즈가 ‘걸어서’ 72홀을 완주한 것은 지난해 4월 마스터스(47위) 이후 10개월만.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최종 순위는 비슷했지만 내용이 좋았다. 특히 3라운드에선 이글 1개와 버디 3개(보기 1개)를 몰아치며 복귀 후 최고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4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50%)이 다소 떨어졌으나, 최대 비거리 329야드에 퍼트 수도 27개로 막는 등 비교적 선방했다.
미국 골프매체 골프위크는 “우즈가 아쉬운 결과 속에서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라면서 “그의 최근 복귀 활동은 47세에 수많은 수술을 거친 후에도 그는 여전히 최고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라며 우즈의 부활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대회 후 우즈는 “경기는 괜찮았다. 4라운드에서 바보 같은 실수를 하고 녹이 슨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집에서 공을 친 것처럼 (편안하게) 했다. 경기를 나갈 수 있게 도와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우즈는 이어 “올해 4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뛸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한계 때문에 그 이상은 힘들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트로피는 욘 람(29·스페인)에게 돌아갔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람은 2위 맥스 호마(33·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3승째를 기록한 람은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에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탈환했다.
한편,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26·뉴질랜드)도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공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19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경제도시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256야드)에서 열린 레이디스유러피언 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 대회에서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 2위 아디티 아속(인도)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