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디펜딩 챔피언 미국이 에이스의 연이은 이탈로 2회 연속 우승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장 큰 이유는 안 그래도 약점으로 적받던 선발진에 이탈자가 발생해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좌완 투수 네스토르 코르테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는 최근 보험금 문제로 WBC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커쇼와 코르테스는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발 투수였다. 커쇼가 12승 3패 평균자책점 2.28(126과 3분의 1이닝) 코르테스가 12승 4패 평균자책점 2.44(158과 3분의 1이닝)를 기록했다.
미국은 이번 대표팀에 2점대 선발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애덤 웨인라이트(11승 12패 ERA 3.71) 마일스 마이콜라스(12승 13패 ERA 3.29·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메릴 켈리(13승 8패 ERA 3.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랜스 린(8승 7패 ERA 3.99·시카고 화이트 삭스) 카일 프리랜드(9승 11패 ERA 4.53·콜로라도 로키스) 모두 3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과 구원이 모두 가능한 닉 마르티네스(4승 4패, ERA 3.4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포함해 이번 대표팀 가운데 지난해 MLB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은 순위가 마이콜라스의 24위다.
미국의 선발진은 도미니카공화국이나 일본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지난해 사이영상 출신의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가, 일본에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있다.
미국은 '빅게임 피처'가 부족하다. 빅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이 정규시즌 준비를 이유로 불참한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미국 선발진은 이전부터 전혀 강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커쇼와 코르테스가 빠져 더욱 약화했다"고 했다. 송 위원은 "커쇼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직구 위력과 스피드는 감소했지만,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하다. 큰 경기 경험도 많다"면서 "코르테스는 변칙 투구를 해 까다로운 유형이다. 미국으로선 분명 두 선수의 이탈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점쳤다.
미국이 기대하는 건 강력한 타선이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등 최우수선수(MVP) 출신만 3명이다. 지난해 40홈런 이상을 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와 카일 슈와버(시카고 컵스)도 나선다. 야수진은 전 포지션에 MLB를 대표하는 올스타 선수가 대거 포진했다. 송재우 위원은 "타선은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미국은 투타 밸런스가 좋지 않아. 방망이로 마운드의 약점을 메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8강 이후 진검승부에서 선발진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다음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