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가 23일(현지시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올해 생산 전망치를 내놓았다.
고급 세단 전기차 '에어'를 만드는 루시드는 2023년 생산 대수를 1만∼1만4000대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가 예상한 2만1815대를 밑도는 수치다. 작년 4분기 매출(2억5770만 달러)도 월가 예상치(3260만 달러)를 하회했다.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 인하로 촉발된 전쟁에서 루시드가 타격을 입으면서 음울한 예측치를 내놨다"고 진단했다. 로이터는 테슬라에 이어 포드까지 전기찻값 인하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루시드, 리비안과 같은 스타트업의 시장 점유율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개릿 넬슨 CFRA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1년 전보다 더 치열해졌고 루시드의 '에어'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의 전기차들이 더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루시드의 손익분기점 달성 예상 시기를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늦추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루시드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장중 17% 가까이 폭락했다.
루시드와 달리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는 차량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실적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이달 초 테슬라 모델Y의 예상 인도 시기는 2~3월이었는데, 보름 사이에 이 시기가 4~6월로 연기됐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과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기조 변화가 수요를 늘렸다는 것이다.
이달 초 미국 국세청은 전기차 세액공제 가격 상한을 기존 5만5000달러에서 8만달러로 상향했다. 이로써 테슬라의 모델Y가 간신히 세액공제 범위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수요가 늘었고, 테슬라는 모델Y를 통해 대당 1000달러의 가격 인상에 상응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