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카카오 계약에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 중인 하이브가 SM과 카카오의 사업협력계약서 및 관련 계약에 놀라움과 걱정이 교차된다며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24일 하이브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23일 보도된 SM과 카카오 사업협력계약서 및 관련 계약은 주주 이익을 훼손한다”며 “하이브는 본 계약의 적법성을 검토 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매체에서 공개된 SM과 카카오의 계약에 따르면 △SM은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 카카오에 우선 부여 △카카오엔터가 SM 국내·외 음원에 대한 제한 없는 배타적 권리 획득 △카카오엔터가 북·남미에서 SM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관리 △카카오엔터에서 공연·팬 미팅 유통 총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7일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고 밝힌 이면에 이 같은 계약이 담겨 있었다는 것.
하이브는 “이 조항대로라면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우선권을 활용하여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으므로, 일반주주에게 불평등한 시나리오를 막을 수 없게 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카카오엔터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지분 가치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 계약으로 인해 추후 SM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사실상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의 경영권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엔터 산업에서 음반, 음원은 회사 및 아티스트의 주 수익원이기에 회사는 최선을 다해 협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SM은 본 계약을 통해 이런 중요한 사업권리를 기간 제한 없이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며 카카오엔터에 권한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어 “본 게약으로 SM 아티스트들의 북,남미 활동이 향후 카카오엔터 주도로 재편될 게 자명해졌다”면서 “북,남미 시장은 SM이 카카오엔터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의사결정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이브는 “SM의 현 경영진들은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해 주실 것을 요구한다”면서 “본 계약이 담고 있는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에 있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이번 사업계약서의 내용을 접하고 놀라움과 걱정이 교차했다”면서 “대주주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의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처럼, 구성원 및 주주 권익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아티스트 권리를 제약하는 불합리한 부분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SM 주주들을 상대로 3월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SM 지분 약 14.8%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는 주주들에게 정관 변경 건과 이사 및 감사 선임 건에 대해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설명했다.
SM 주주총회는 3월31일 낮12시 서울 성동구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D타워 2층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