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2년 연속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수가 됐다. 마이크 트라웃(32)도 여전하다. 그런데 에인절스에는 이번에도 두 사람뿐이었다.
MLB 전문 방송 채널 MLB네트워크는 지난 20일(한국시간)부터 24일까지 현역 최고의 선수 100인의 명단(TOP 100)을 공개했다. 100명의 선수 중 최고의 10인은 마지막 날인 24일에 모두 발표됐다.
랭킹 1위를 차지한 건 역시 오타니였다.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던 지난해에 이어 2연속 1위다. MVP는 홈런 신기록을 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게 내줬지만, 종합적인 평가로는 저지를 제치고 현역 최고로 인정 받았다.
지난 2021년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과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56탈삼진으로 정상급의 투타 활약을 펼친 그는 올해 한층 더 발전했다.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과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과 219탈삼진을 기록했다. 홈런을 줄었으나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오타니의 라이벌 저지는 2위로 그의 바로 뒤를 따랐다.
오타니의 팀 메이트 트라웃 역시 3위로 선정되며 최정상급 순위를 유지했다. 트라웃은 지난해 부상을 겪고도 타율 0.283 40홈런 80타점 85득점으로 맹활약을 이어갔다.
오타니와 트라웃이 정상급 랭킹을 지키면서 에인절스는 10위 이내 선수 중 2명이나 보유한 팀이 됐다. 10위 이내 선수를 2명 보유한 팀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6위 놀란 아레나도, 7위 폴 골드슈미트)와 LA 다저스(4위 무키 베츠, 10위 프레디 프리먼)까지 3팀 뿐이다.
에인절스의 문제는 보유한 게 두 사람이 전부라는 점이다. 이번 랭킹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을 배출한 건 지난해 우승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선수단에 거액을 투잫나 뉴욕 메츠(이상 8인 보유)다. 두 팀은 단연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스타 군단이다. 류현진이 속해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강호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지난해 준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7명이나 보유했다. 양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상 6명) 다저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텍사스 레인저스(이상 5인) 등도 다수의 선수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에인절스는 저 두 사람이 전부다. 아직 리빌딩을 마치지 못한 볼티모어 오리올스, 중위권 전력의 미네소타 트윈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하위권에 맴도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같은 수다. MVP급 두 사람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다른 팀들과 차이는 있어도 우승을 노리는 다른 팀들과는 차이가 크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미래가 창창한 유망주도 찾아보기 어렵다.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붙잡지 못한다면, 내년 명단에는 에인절스 선수가 한 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팀 선수층도 얇은 만큼 순위도 더 떨어질 수 있다. MVP 듀오의 마지막 시즌에 많은 게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