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일본 지바 롯데와 평가전을 앞둔 래리 서튼(왼쪽) 롯데 감독과 안치홍(왼쪽 두 번째)의 모습. 사진=롯데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와 달리 실전 경기를 충분히 소화하며 바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2일 일본 지바 롯데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이번 전지훈련에서 총 8차례의 실전 경기 일정을 계획했다. 지난 24일 지바 롯데와 평가전이 우천으로 두 차례나 순연 끝에 결국 취소됐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 KBO리그 팀과 6차례 평가전이 남아 있다.
롯데는 지난해 10개 팀 중 유일하게 2~3월 단 한 차례도 평가전을 치르지 않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의중이 반영됐다. 2021년 5월 1군 지휘봉을 잡은 서튼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으로 이끈 1군 캠프였다. 코로나19 탓에 10개 팀 모두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은 서로 교류하며 평가전을 소화했다.
서튼 감독은 평가전 대신 자체 청백전과 시뮬레이션 게임을 실시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경기 또는 이닝마다 선수들의 상황 대처 능력, 작전 수행 능력을 시험하고 점검한다. 이를 통해 선수 간 호흡을 맞추는 동시에 선수 개인별 기량 발전을 유도한다.
서튼 감독은 "(3월 중순부터 시작한) 시범경기가 팀당 16경기로 많고, 훈련을 통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면서 "다른 팀과 경기하지 않고 우리만의 방향을 잡았다. 선수들이 여러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보고 싶다. 시즌 준비 과정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8위(64승 76패 4무)를 기록,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뮬레이션 게임 도중에는 이학주와 글렌 스파크맨 등이 다쳐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하는 등 아쉬움도 뒤따랐다.
1년 만에 '서튼호'는 확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중단된 해외 전지훈련이 재개된 영향도 있겠지만, 구단과 현장 역시 필요성에 공감했다.
롯데는 이번 시즌 유강남과 노진혁, 한현희 등을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한 만큼 포스트시즌 진출이 절실하다. 지난해 아쉬움을 남긴 서튼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아 스프링캠프 평가전에 대해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
서튼 감독은 지난 22일 지바 롯데와 첫 평가전을 마친 뒤 "오늘 경기력과 준비 과정에 크게 만족한다. 우리 투수들이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타자들은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주루 역시 굉장히 만족스럽다"면서 "수비 역시 좋았지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라진 이유에 대해 "팀 뎁스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올해 10개 구단 중 선수단 변화가 가장 많다. 외부 FA 3명을 영입했고, 차우찬과 김상수·윤명준·안권수 등 타 구단 방출생 7명을 데려왔다. 최근 몇 년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가능성 높은 신인도 대거 뽑았다. 이번 캠프에는 '제2의 이정후'로 평가받는 김민석(1라운드 3순위)과 좌완 투수 유망주 이태연(6라운드 53순위)이 함께 했다.
구단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확인할 기회가 필요했다. 또한 다른 팀에서 온 선수들도 많으니까 타 구단과 평가전을 치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5년 연속 가을 야구 무대를 밟지 못한 롯데는 실패 확률을 줄이고자 이번 캠프에서 열심히 평가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