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팀에서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다음 가는 타자였던 스즈키 세이야(31·시카고 컵스)가 부상을 이유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포기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28일(한국시간) "스즈키가 구단을 통해 WBC에 불참하겠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스즈키는 지난 26일 열렸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출전을 앞두고 훈련 중 왼쪽 옆구리에 긴장 증세를 느꼈다. 정밀 검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곧 이뤄질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스즈키는 이번 일본 대표팀 타선에서 명실상부한 '넘버 2'였다.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타율 0.309 출루율 0.402 장타율 0.541과 182홈런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컵스와 계약하며 빅리그에 진출했다. 시즌 중 부진을 겪으면서 타율 0.262 출루율 0.336 장타율 0.433 14홈런에 그쳤으나 4월과 시즌 막판 파괴력 있는 모습으로 주목 받았다.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오타니까지 수많은 에이스를 낳았던 일본이지만 성공한 야수는 그만큼 많지 않다. 스즈키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 정도가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이번 대표팀 구성에서도 타선에는 무게감 있는 빅리거가 많지 않다.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오타니가 있지만, 그외 빅리그 경험을 쌓은 건 스즈키와 혼혈 선수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전부다. 눗바 역시 타율 0.228 14홈런으로 스즈키와 비슷한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해 빅리그로 나선 요시다 마사타카도 있으나 이미 빅리그에 자리 잡은 스즈키에는 미치지 못한다.
스즈키가 이탈하면서 일본 타선의 중심은 오타니와 NPB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둘이서 지키게 됐다. 스즈키를 대체할 선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본 매체들은 치카모토 코지(29·한신 타이거즈) 니시카와 료마(29·히로시마 카프) 등을 거론하고 있으나 무게감이 스즈키에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