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은 간절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힌 원태인은 준결승전이 열리는 미국으로 꼭 돌아가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지난 겨울 원태인은 여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1월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가 개인훈련에 나섰고, 2월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소속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2주 뒤엔 WBC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이동해 구슬땀을 흘렸다. 1일(한국시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원태인은 국내에서의 짧은 훈련을 진행한 뒤, 4일 대회가 열리는 일본으로 넘어간다. 엄청난 강행군이다.
원태인 역시 이런 강행군이 낯설다. 그는 1일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까지 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다. 미국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요 며칠 사이 비행기를 많이 타면서 적응을 좀 한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힘든 강행군에도 원태인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비행시간이 길었지만 비행기 안에서 잠을 많이 잤다. 따로 뭔가를 하진 않았고, 잘 먹고 잘 잤다. 좋은 좌석(비즈니스석)에서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서 왔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아직 강행군은 끝나지 않았다. 사흘 뒤 일본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대회 모드에 돌입한다. 팀이 본선 1라운드를 넘어 8강까지 통과한다면, 이후엔 또 미국으로 넘어가 준결승전을 치른다. 4강 이상이 목표인 대표팀으로선 반드시 준결승이 열리는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각오지만, 여정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원태인은 무조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원태인은 “1월 마이애미에서 훈련할 때 (WBC 준결승전이 열리는) 이곳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뜻밖의’ 반가운 얼굴과의 재회도 고대하고 있다. 원태인은 지난 1월 마이애미 개인훈련 도중 ‘2022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를 만나 함께 훈련하며 친분을 쌓은 바 있다. 알칸타라는 이번 대회에서 도미니카 공화국(D조) 대표팀으로 나서는데, 한국이 준결승까지 올라간다면 미국 마이애미에서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원태인은 “알칸타라와 4강에서 다시 만나자고,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자고 약속했다. 경기장에서 알칸타라와 만나 친하게 인사하면 대표팀 동료들이 놀랄 거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는데, 그 모습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다같이 열심히 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