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은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평가전에 등판한 뒤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에 통증을 호소했다. 곧바로 귀국해 정밀 검진을 실시한 결과 햄스트링 대퇴이두근 2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윤성빈은 이날 회복 주사 치료를 받았고, 오는 10일 2차 치료에 들어갈 예정이다.
좀 더 지켜봐야 하나 회복 및 재활 기간을 고려하면 시즌 초반 등판은 어려워 보인다. 향후 2주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회복 추이를 살펴본 뒤 치료 및 재활 일정을 짤 계획이다.
윤성빈은 롯데의 아픈 손가락이다. 키 1m97㎝의 뛰어난 체격 조건과 시속 150㎞대 빠른 공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윤성빈은 미국 도전 대신 롯데행을 선택했다. 2017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그는 계약금 4억 5000만원에 입단했다.
6년 동안 윤성빈의 1군 무대 통산 성적은 총 20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친다. 부상과 제구력 난조에 발목이 잡혀서다.
롯데 선발진의 미래로 평가받던 윤성빈은 입단 첫해부터 어깨 부상으로 1·2군 모두 개점 휴업했다. 이듬해 1군 데뷔해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시즌 막판에는 불펜 투수로 전환했다. 윤성빈은 이후 허리와 팔꿈치 통증으로 호소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2021 시즌 종료 후 현역으로 입대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훈련소에서 퇴소했다.
롯데는 윤성빈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워낙 뛰어난 체격 조건에 구위가 뛰어나다. 강속구와 함께 날카로운 슬라이더까지 지녔다. 롯데는 시즌 도중 이례적으로 선수(윤성빈)를 해외 구단(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 연수를 보냈다. 또 2020년에는 윤성빈은 첨단 시스템 시설을 갖춘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에 보내기도 했다.
윤성빈은 '미완의 대기'다. 1군에서 총 52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을 65개나 기록했으나 4사구도 43개(볼넷 40개)로 많다. 제구력에 발목이 잡혀 위기를 자초한 뒤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우완 투수 출신으로 개인 통산 138승을 거둔 배영수 투수 코치가 롯데에 합류하면서 윤성빈을 향한 기대감이 커졌다. 배 코치는 누구보다 윤성빈에게 많은 당근과 채찍을 제공하며 반전을 도모했다. 투구 밸런스를 잡도록 맞춤 지도에 나섰다. 윤성빈도 배 코치를 따라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구슬땀을 쏟았다. 체중도 많이 감소했다. 부상으로 쓰러진 지난 2일 한화와 평가전에서도 최고 시속 148㎞를 기록했다.
윤성빈은 3년 만에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돼 1~2차 '컷 오프' 때 1군에 생존했다. 괌 1차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2차 이시가키, 3차 오키나와까지 동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상 앞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데 실패했다. 윤성빈에게 '봄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