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9일부터 시작되는 1라운드에서 조(B조) 2위 안에 들면,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A조 1·2위 팀 중 한 팀과 8강에서 만나, 4강 티켓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A조 참가국 전력도 한국에 중요하다.
A조는 대만·네덜란드·쿠바·이탈리아 그리고 파나마가 속해 있다. 대표팀은 이미 지난달 말 허삼영 전력분석위원을 대만에 파견, A조 참가국들을 면밀히 살폈다.
네덜란드는 2013·2017년 대회에서 한국에 승리한 강팀이다. 젠더 보가츠·디디 그레고리우스·주릭슨 프로파 등 주전급 메이저리거들이 있다. 쿠바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위해 망명했던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를 허가하며 전력이 강해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주전 요한 몬카다와 루이스 로버트가 합류했다. 대만은 국제대회마다 한국을 위협했다.
복병도 있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던 파나마다.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전력분석위원의 정보를 종합하면, 파나마의 8강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파나마는 지난 10월 열린 WBC 예선 B조 승자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꺾고 2009년 2회 대회 이후 처음으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중남미 국가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같은 야구 강국으로 보긴 어렵다. MLB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의 모국으로 더 알려져 있다.
이번 파나마 대표팀엔 MLB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꽤 많다. 하이메 바리아는 LA 에인절스 주축 불펜 투수다. 저스틴 로렌스더 콜로라도 로키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다.
야수진엔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2019년 뛰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눈길을 끈다. 그는 KBO리그에선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2022) MLB에서 101경기에 출전하며 백업 포수 자리를 굳힌 선수다.
젊은 야수 중엔 빅리그 데뷔 3년 차 내야수 조나단 아라우스(뉴욕 메츠), LA 다저스 유망주 23위 외야수 호세 라모스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MLB닷컴은 특히 라모스에 대해 "예선전에서 홈런 2개를 친 이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외에도 파나마엔 전직 빅리거, 유망주급 마이너리거들이 많다. 한국은 지난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마이너리거 위주로 나선 미국에 2-4로 패한 바 있다.
여기에 파나마 리그 소속 선수들도 무시할 수 없다. 중남미 국가 각 리그 챔피언이 나서는 '캐리비안 시리즈'에서 파나마 리그 소속 토로스 데 에레라가 2019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파나마는 8일(한국시간) 오후 8시 대만과 1라운드(A조) 1차전을 치른다. 만약 파나마가 대만을 잡으면 A조 순위 경쟁은 대혼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도 경계 범위가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