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사진=게티이미지 토트넘과 안토니오 콘테(54·이탈리아) 감독의 동행이 끝나가는 분위기다. 시즌 내내 경기력 기복이 컸던 데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탈락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탓이다. 심지어 콘테 감독은 스스로 경질될 가능성까지 인정했다. 사령탑이 직접 경질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콘테 감독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0-0으로 비겨 탈락이 확정된 직후 이탈리아 방송과 인터뷰에서 “계약은 6월에 만료되지만, 시즌이 끝나기 전에 구단이 나를 해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불명예 경질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셈이다.
앞서 1차전 원정경기에서 AC밀란에 0-1로 졌던 토트넘은 이날 홈에서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채 탈락의 쓴맛을 봤다. 잉글랜드 리그컵과 FA컵에서도 잇따라 탈락한 데 이어 이번 시즌 모든 컵대회에서 탈락해 사실상 무관이 확정됐다. 리그에서는 그나마 챔스 진출권인 4위 진입에 성공했지만, 최근 울버햄튼 원정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가뜩이나 부진한 경기력에도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채 기존 전술과 라인업을 유지하는 등 콘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른 터였다. 이런 가운데 잇따른 대회 탈락과 부진이 반복되다 보니 콘테 감독의 입지는 더욱 줄었고, 심지어 사령탑 스스로 경질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현지에서도 등을 돌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콘테 감독이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고, 이브닝 스탠다드는 “콘테 감독은 토트넘을 떠나고 싶어 한다. 경질 가능성을 언급한 건 더 이상 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구단 입장에서도 더 이상 콘테 감독과 소모적인 동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토트넘 새 감독 후보군도 직접 거론하고 있다. 앞서 토트넘을 이끌고 챔스 결승까지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파리생제르맹(PSG) 감독을 필두로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감독,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 토마스 투헬 전 첼시 감독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