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야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주권(28·KT 위즈)이 9회 역전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주권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2차전 체코와의 경기에 5-4로 앞선 9회 초 1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다.
이번 대회 첫 등판에 나선 그는 첫 타자 마르텐 무지크에게 던진 초구 시속 126㎞ 체인지업이 다소 높게 제구되면서 좌월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1루수 앞 땅볼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처리한 주권은 2루타에 이은 1타점 적시타까지 뺏겼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5-8까지 벌어졌다.
중국은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점수를 뽑지 못해 그대로 졌다. 전날(9일) 일본에 1-8로 패한 중국은 대회 2연패를 기록했다.
1995년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태어난 주권은 2007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했다.
2015년 우선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주권은 KBO리그 홀드왕(2020년 31홀드) 출신이다. KBO리그에서 통산 32승 36패 105홀드 4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력이 약한 중국은 2회 연속 주권에게 손을 내밀었다. WBC는 부모의 국적에 따라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다.
2017년 대회 중국 대표로 WBC에 나선 주권은 지난해 중국야구협회 러브콜을 받고 한참 고민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데다 6년 전 대회 때 중국 대표로 참가한 뒤 악플에 시달린 경험까지 있었다.
게다가 한국과 중국은 이번 대회 B조에 나란히 속해 있다. 주권은 한국전에 등판하지 않는 조건으로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중국 대표팀 내 보직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주권의 의향이 반영됐다.
다시 한번 중국 대표팀에 합류한 주권은 9회 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초구에 역전 홈런을 얻어 맞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