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치욕의 날이다. 한일전에서 대패했다.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3-14로 완패했다. 3회 초 먼저 3득점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잘 던지던 선발 투수 김광현이 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변곡점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투수 10명을 썼지만, 13피안타·13실점 했다. 젊은 투수들은 얼어붙었고, 타선은 투지를 잃었다.
한국은 2009년 2회 WBC 1라운드에서 대회 2번째로 만난 일본에 2-14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참사 이후 가장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WBC 역대 전적도 4승 5패로 열세를 내줬다.
김광현은 1회 초 삼진 2개를 잡으며 잘 던졌다. 일본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도 삼진을 뽑아냈다. 타선은 3회 초 공격에서 메이저리거 다르빗슈 유로부터 3점을 뽑아냈다. 강백호가 좌중간 2루타를 쳤고, 후속 양의지가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2사 뒤 김하성이 상대 3루수 무라카미 무네타가의 송구 실책을 틈타 2루를 밟았고, 한국야구 간판타자 이정후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김광현이 겐다 소스케와 나카무라 유헤이, 일본 8·9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라스 눗바에게 1타점 적시타, 후속 곤도 겐스케에게 가운데 담장 직격 2루타를 내줬다. 이 상황에서 바뀐 투수 원태인은 일본 대표팀 간판타자 오타니 쇼헤이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무네타카를 삼진 처리했지만, 메이저리거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역전 적시타를 내줬다.
원태인은 씩씩하게 던졌다. 하지만 5회 초 선두 타자 겐스케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바뀐 투수 곽빈은 오타니에게 우전 적시타, 후속 타자 무네타카와 요시다에게 각각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한국의 반격은 6회까지였다. 타격감이 가장 좋은 박건우가 6회 초 솔로 홈런을 치며 4-6, 2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정철원이 '수비 요원' 타쿠무 나카코에게 우전 3루타를 맞았고, 이 상황에서 올라온 김윤식은 볼넷과 사구, 다시 볼넷을 내주며 1점을 더 내줬다. 이닝 2번째 투수 김원중은 오타니에게 체인지업이 공략 당해 추가 적시타를 맞았고, 무네타카에게 희생플라이, 요시다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바뀐 투수 정우영도 코즈마 오카모토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한국은 콜드패 위기에 놓였다. 7회 이후엔 10점 차로 벌어지면 경기가 끝난다. 그 어려운 게 현실이 될 뻔했다. 7회 말 구창모가 타쿠무에게 안타, 눗바에게 또 안타를 맞았다. 다시 바뀐 투수 이의리는 겐스케에게 볼넷, 오타니를 상대하며 폭투로 추가 실점, 요시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4-13. 참담한 상화에 이르렀다.
한국은 10번째 투수 박세웅이 남은 7회와 8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지만,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대참패를 당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