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빠져있던 루키에게 건넨 외국인 선수의 한 마디는 짧지만 강렬했다.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한 내야수 강민성(24·KT 위즈)이 외인의 조언을 받은 이튿날,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강민성은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시범경기에서 4회말 대수비로 출전, 이후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1-1 대승을 견인했다.
강민성은 6회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2사 2,3루 기회에서 강민성은 키움 투수 김동욱의 6구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었다. 누상의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점수는 7-1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강민성의 불방망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회 2사 1,2루서 타석에 들어선 강민성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내며 또 누상의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8-1의 점수는 10-1까지 벌어졌고, 이후 정준영의 적시타에 득점을 추가하면서 11-1, 10점차를 만들었다.
멀티안타 4타점 맹활약. 강민성은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29)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후 그는 “어제는 시범경기 첫 경기라 긴장을 했다. 내가 가진 걸 못 보여줬다”라고 돌아본 뒤, “어제 알포드와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알포드가 해준 조언이 도움이 됐다”며 알포드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알포드는 그에게 “긴장할 필요 없다. 너 정도 실력이면 충분히 1군에서 뛸 자격이 있다. 항상 최고의 선수라는 생각으로 임해라”라고 조언해줬다고 한다. 강민성은 이 이야기를 경기 내내 되뇌었고, 자신감을 찾은 그는 이튿날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어제 경기와 가장 큰 차이점이 그것(알포드의 조언)이었다. 좋은 조언을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2019년 2차 신인 드래프트 6라운더(전체 51순위)인 강민성은 아직 1군 경험이 없다. 2020년 퓨처스리그(2군)에서 1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남부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강민성은 2021시즌 초반 군에 입대해 지난해 10월 전역했다. 제대 후인 올해, 프로 데뷔 후 첫 1군 스프링캠프를 치른 그는 성실한 훈련태도와 평가전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캠프 MVP까지 뽑히는 감격을 맞았다.
캠프 MVP의 기세를 시범경기까지 이어갔다. 당시 “코치님들과 선배님들 덕분에 MVP를 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그는 알포드의 조언까지 받으며 눈을 떴다. 강민성은 “(알포드의 조언대로) 앞으로도 항상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라며 새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