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활에 곤란을 겪는 것을 뜻한다. 음주운전 사고로 재판 중인 배우 김새론이 생활고를 호소하며 선처를 구했다가 오히려 질타를 받았다. 생활고를 겪고 있다면 분명 안타까운 상황일 터이지만 김새론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김새론은 지난 8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생활고를 주장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며칠 뒤 김새론은 생활고와 아르바이트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자신의 SNS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진도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김새론의 법정 발언과 ‘생활고 인증샷’은 MZ세대의 분노만 자극한 분위기다. 여기에 해당 카페 프렌차이즈 본사가 김새론이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정식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비난까지 쏟아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새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부근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 면허 취소 수준인 0.08%를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해당 사고로 변압기가 파손돼 주변 상가들의 전기가 끊겼으며,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지 못해 금전적 피해를 입기도 했다.
김새론 측 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소녀 가장으로 가족들을 부양해온 김새론은 피해배상금 지급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김새론뿐 아니라 가족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김새론의 생활고는 어쩌면 사실에 가까울 터다. 김새론은 음주운전 사고 이후 자숙에 들어갔다. 차기작이던 SBS ‘트롤리’를 하차했고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는 편집됐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와도 결별했다. 지난해 말 KBS 측에서 한시적으로 출연 정지 처분을 받으며 배우로서 복귀도 어려워졌다. 그의 변호인은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로 위한 위약금이 상당해 많은 채무를 떠안은 상황”이며 “(연예 활동을 못하는 만큼)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소속사로부터 지게 된 빚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새론의 대처는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생활고가 사실이라고 해도 그에 따른 책임은 본인이 감당할 몫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르바이트 중인 사진 몇 장으로는 생활고를 입증하려는 발상도 어이가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심히 사는 또래 MZ세대에게, 김새론의 생활고 인증샷은 기망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하다. 김새론은 생활고의 한 단면을 드러내려는 듯 변호사를 통해 “월세를 살고 있다”고도 했다. 월세는 부유한 사람들도 많이 산다. 문제는 월세 금액과 평수, 지역 등인데 이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비난은 결국 대중의 인식을 너무 쉽게 생각한 김새론이 오판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김새론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 동정여론을 자극하려 할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어야 하지 않았을까. 김새론의 현재 처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