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핵심 중견수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새로운 대체자가 필요한 가운데, ‘외야 전업’ 2년차 야수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외야수 이성규(30·삼성 라이온즈)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삼성은 대형 악재를 맞았다. 팀의 핵심 리드오프이자 주전 중견수인 김현준(21)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 전날(19일) 스윙을 하다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꼈고, 병원 검진 결과 유구골 골절 소견을 받았다.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3개월. 잘 나가던 삼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새 시즌까지 남은 기간은 약 열흘. 아쉽지만 슬퍼할 겨를은 없다. 빨리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그 가운데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있다. 외야수 이성규가 시범경기 불방망이로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성규는 이번 시범경기 7경기에 나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3홈런 5타점 2도루로 활약하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시범경기지만 홈런 1위에 올라 있고, OPS(출루율+장타율)는 1.572에 달한다. 지난 19일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선 2경기 연속 홈런과 함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맹활약했다.
이성규의 활약에 박진만 감독도 함박웃음이다. 박 감독은 “이성규가 타석에서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아졌다”라며 흐뭇해했다. 이성규 역시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인정하면서 “예전엔 막무가내로 휘둘렀는데, 이젠 나만의 존을 만들어서 휘두르고 있다. 페이스가 너무 빨리 올라와 걱정이다”라며 타격에서의 자신감을 어필했다.
하지만 이성규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주전 중견수 김현준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성규가 대체 1순위 외야수로 떠올랐기 때문. 공격과 주루에서는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이미 찍었다. 이젠 수비에서의 안정감까지 어필해야 한다.
이성규는 외야 전업 2년차다. 이성규가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교적 수비 부담이 적은 외야로 포지션을 돌렸다. 외야 훈련은 2020년 허삼영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진행해왔지만, 1군 경기 실전에 외야수로 출전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는 아예 내야 수비 훈련을 병행하지 않고 외야 수비에만 집중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성규가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훈련하고 있다. 스피드와 순발력이 좋아 기대가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이성규는 외야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코너 외야수는 물론, 19일과 20일엔 김현준이 빠진 중견수 자리에 투입돼 풀타임을 뛰었다. 다만 아직 미흡한 면도 있었다. 20일 롯데전에선 중견수 뜬공을 잡고도 1루 주자의 2루 쇄도를 막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내야수의 중계 플레이가 늦은 것도 있었지만, 짧은 거리에도 2루로 바로 송구하지 못하고 진루를 허용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주전 중견수 김현준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로선 이성규가 주전 중견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성규가 시범경기 맹타에 이어 한층 성장한 수비로 위기에 빠진 삼성을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