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피’ 그 자체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솔로 앨범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닥까지 드러냈다.
지민이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를 통해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으며 비상하고 있다.
지난 24일 발매된 ‘페이스’는 25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63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는 111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를 찍었으며, 선공개곡 ‘셋 미 프리 파트2’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 30위로 진입했다. 앨범 판매량은 K팝 솔로 가수 최초로 발매 첫날 100만 장을 넘겨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며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총 6곡이 수록된 ‘페이스’는 지민이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느낀 진솔한 감정을 담아낸 앨범이다. 화려한 삶 이면의 쓸쓸함과 방황을 음악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풀어냈다. 앨범의 기획 단계부터 곡과 뮤직비디오 등 작업 과정 전반에 지민이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민은 이번 앨범에 대해 “제 자신을 온전하게 직면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진정한 저를 마주하게 됐다’는 의미에서 준비했다. 저의 내면을 담은 앨범을 저만의 목소리로 전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
‘페이스’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는 반복되는 사랑과 이별의 세밀한 감정선을 다룬 동명의 영화에서 지민이 영감을 얻은 곡이다. 신스팝 장르의 곡으로, 몽환적인 사운드에 리듬감 넘치는 템포가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다.
신나는 비트와 달리 “네가 알던 나를 찾기엔 멀리 온 걸까?”라는 가사처럼 상처를 잊기 위해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는 순간의 감정이 표현됐다. 지민 특유의 여리고 가는 음색으로 시작되며 후렴을 향할수록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감성이 전해진다. ‘페이스’의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하는 깊은 내면 속의 공허함, 은밀한 외로움이 느껴진다.
‘라이크 크레이지’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곡을 이해하기 더욱 쉬워진다. 동선은 일차원적으로 최소화됐으며 ‘군중’과 ‘혼자’라는 양극화된 시점으로 펼쳐진다.
적막이 흐르는 방 안에서 홀로 일어난 지민은 사람들이 가득 모인 한 클럽으로 향한다. 어지로운 조명, 터질듯한 음악 소리, 술과 사랑에 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지민 또한 모든 것을 망각한 듯 즐기기 시작한다. 춤을 추고 사람들과 웃고 떠들지만 지민은 거울 속의 ‘나’를 마주하는 ‘자각’의 순간을 맞이한다. 이어 꿈에서 깬 지민은 다시 시작점이 된 방으로 돌아와 자신의 손바닥으로 화면을 가리며 뮤직비디오가 끝이 난다. 상실의 상처를 외면하기 위해 도피했던 지민이 다시 현실 속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암시한다.
◇ 지민, ‘페이스’ 활발한 활동 예고
지민은 ‘페이스’에서 내면의 깊이를 완전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수록곡 ‘셋 미 프리 파트2’에서 “더 이상 아파도 숨지 않아 미치지 않기 위해 미치려는 것”이라는 가사를 통해 어두운 감정들을 떨쳐내고 자유롭게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눈앞에서 웃고 있는 모두가 무섭게 느껴져”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얼론’에서는 지민이 그간 느껴왔던 두려움과 어둠을 표현했다. 즉 ‘페이스’ 앨범 전체에 지민은 ‘날것의 감정’을 노래한 것이다. 첫 솔로 앨범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독보적인 예술성을 자랑하며 완성도 또한 높다.
‘군백기’에 들어간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민은 열심히 달려갈 예정이다. 이미 미국 NBC ‘지미 팰런쇼’에 출연했으며 국내에서는 여러 음악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 팬사인회 등을 통해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이미 최고의 보컬과 퍼포먼스로 인정을 받은 지민이 홀로 무대를 채워나갈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도약에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