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선수 이해인, 차준환이 27일 오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최초로 남녀 메달을 따낸 차준환(22·고려대)과 이해인(18·세화여고)이 금의환향했다. 일본 사이타마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둘은 27일 김포공항으로 귀국한 뒤 “올 시즌을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만족스럽다”며 밝게 웃었다.
차준환과 이해인은 2023 사이타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피겨 새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총점 296.03점을 획득, 한국 남자 싱글 최초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해인도 총점 220.94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피겨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김연아(은퇴)가 우승한 2013 캐나다 런던 세계선수권 이후 10년 만이다.
차준환은 “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고 있던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 너무 영광스럽다”면서 “연습한 만큼의 경기력이 실전 연기 때 나온 거 같아 만족감이 굉장히 컸다”고 밝혔다. 이해인도 “올 시즌 많은 대회 중에서 세계선수권에 가장 출전하고 싶었다. 많은 분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너무 기뻤다”고 밝혔다.
피겨스케이팅선수 차준환이 27일 오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시련을 극복하고 얻어낸 성과라 더 의미가 크다. 차준환은 지난 시즌 프리 스케이팅을 앞두고 부츠에 문제가 생겨 기권했다. 차준환은 “사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스케이트 날이 무너지는 등 조금의 문제가 생겨 (연기 전에 부츠를) 교체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겼지만) 열심히 준비해 온 만큼 연습 스케이팅을 할 때부터 (새 부츠에) 잘 적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해인도 강한 멘털(정신력)을 자랑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동료들에게 밀려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4대륙선수권(금)과 세계선수권(은)에서 훌훌 털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서 동기부여가 됐다기보다는 올 시즌 ‘내가 할 수 있는 걸 많이 보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 통해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연기에 완성도가 생겼다는 평가다. 차준환은 쇼트와 프리에서 3개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모두 성공했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와 연기 초반에 힘을 쓸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연습했다”고 했다. 이해인도 점프, 스핀 등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그는 “클린 연기가 목표였는데, 쇼트와 프리에서 점프가 잘 됐을 때 ‘잘 됐구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피겨스케이팅선수 이해인이 27일 오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세계선수권에서 포디움(시상대)에 선 차준환과 이해인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섣부른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차준환은 “올림픽만 생각하면 마음이 ‘두근두근’한다”면서도 “당장 올림픽을 기대하기보다는 남은 기간 스스로 더 연습하고 발전해 꿈(올림픽 메달)에 다가가겠다”고 했다. 이해인도 “올림픽 메달 획득은 나중의 일”이라고 했다.
둘은 자신의 연기를 더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차준환은 “연기를 전체적으로 다 보완해야 해야 한다.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 구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4회전 점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해인도 “올 시즌에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시도하지 못해서 아쉽다. 다음 시즌 프로그램에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6위(총 203.51점)를 기록해 가능성을 확인한 김채연(17·수리고)은 “첫 세계선수권 출전이라서 많이 떨렸는데,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어서 기뻤다”며 “다음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기술들을 연습할 생각”이라고 했다. 18위(총 174.30점)에 그친 김예림(20·단국대)은 29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