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들이 중심인 ‘경제사절단’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본에 이어 미국행에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회원사들에 공문을 보내 ‘2023 미국 경제사절단’ 파견 계획을 알렸다. 사절단 파견 일정은 오는 4월 24~28일이다. 참가 희망 기업의 신청을 받는데, 미국과 사업 관계에 있는 기업 대표 모두 그 대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달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까지 경제사절단에 포함될 전망이다.
4대 그룹 모두 미국을 비롯한 북미 사업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다. 여기에 바이든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반도체 규제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한 해법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 경제사절단에 동참하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면 미국 정·재계와 잇따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4대 그룹 총수 입장에서는 중대한 사안이다. 오히려 총수들이 정부와 함께 반도체 지원법과 IRA 세부 지침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이달 일본 방문에서는 4대 그룹 총수들이 나란히 동행하면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 해제 등의 성과를 얻기도 했다.
윤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전경련은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와 정례적으로 한미 재계회의를 개최하는 등 미국 재계와도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절단은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 포럼, 첨단산업·에너지 분야 성과 MOU 체결식, 기술 분야 벤처·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의 행사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이달 중국으로 건너가 반도체 해법을 모색했다. 이 회장은 ‘중국발전포럼’, 최 회장은 ‘보아오포럼’에 참석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 세부 규정을 조정했다.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삼성과 SK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중 갈등 속에 이와 관련한 대응책을 세워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