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공동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법적 조치와 관련한 질문에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괄이 라이크기획을 통해 얻은 1600억원이 환수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31일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D타워 2층에서 ‘제 28기 SM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당초 오후 12시로 예정됐던 주총은 내부 사정으로 인해 1시간가량 지연됐다. 다만 이날 참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는 “해외에 있다”며 불참했다.
이날 주총의 주요 의제는 ▲제 28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사외이사·기타비상무의사 선임의 건 ▲비상근 감사 최규담 선임의 건(이 전 총괄 제안)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었다.
이날 안건은 모두 순조롭게 통과됐지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다소 곤란한 질의를 던지기도 했다. 사외의사 선임에 대한 의결을 진행하던 중 김경욱 전 SM 대표이사의 발언이 나왔다. 김 전 대표는 1998년~2003년까지 SM을 이끈 장본인이다.
먼저 김 전 대표는 “가슴 아픈 일이 많았는데 고생하셨다”며 이성수 SM 공동 대표를 격려한 뒤 질문을 이어갔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이 전 총괄이 설립한 외주용역업체 라이크기획을 통해 1600억원을 취득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이사진들도 그 계약을 알고 있었다면 이사들의 선량한 판단하에 이루어진 것인지, 이 전 총괄의 강압에 의해 계약을 진행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어 “그 계약 과정에 부당함에 있었다면 이 전 총괄이 가져간 1600억원이 회수돼야 한다”면서 “만약 부당한 방법으로 편취된 것이 확인된다면 법적 조치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해당 사안은 다방면의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 경영진은 오늘을 끝으로 임기 만료된다. 당연히 현 경영진이 잘했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말을 아낀 이 대표는 “당연히 주주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저희가 결의한 부분에 대해 조금씩, 하나씩 개선해온 점이 바로 오늘의 주총이다”라고 포괄적인 답을 내놓았다.
이 전 총괄이 SM과 함께 설립한 라이크기획은 프로듀싱 등을 이유로 SM 연간 매출 가운데 6%를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순수익이 아닌 매출의 6%를 배당받은 것으로 2022년까지 약 1600억 원을 챙겨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SM의 정상화를 위해 라이크기획은 물론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SM 3.0'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사실상 이 전 총괄과의 작별로 마침표를 찍었으며, SM이 추천한 후보들이 이사진에 무리없이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