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한국어 인터뷰로 화제가 됐던 일본인 미드필더 마사(28·대전하나시티즌)가 감격적인 K리그1(1부) 첫 골을 터뜨렸다. 부상 복귀전에서 터뜨린 극장 결승골이다. 경기 후에는 한국어 인터뷰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마사는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홈경기 FC서울전에 교체로 출전해 정규시간 종료 2분을 남겨두고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2-2로 맞서던 후반 13분 투입된 그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인균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든 뒤 포효했다.
이 골은 대전의 3-2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이자 자신의 K리그1 무대 첫 골이었다. 또 대전의 서울전 승리는 2004년 이후 19년 만이었는데, 역사적인 승리를 이끈 결승골의 주인공으로도 남게 됐다.
마사는 2019년 안산 그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K리그에 입성한 뒤 수원FC를 거쳐 2021년 강원FC에서 처음 K리그1 무대를 누볐다. 그러나 당시엔 9경기 출전에 그친 뒤 후반기를 앞두고 당시 2부였던 대전으로 임대 이적했다.
대전 이적이 신의 한 수였다.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그는 특히 2021년 안산전 해트트릭(3골) 직후 “나는 실패한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오늘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는 한국어 인터뷰로 큰 화제가 됐다.
첫 시즌 승격 실패의 아쉬움을 느꼈지만, 이듬해 33경기에 출전해 10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격에 앞장섰다.
직접 주역이 돼 올라선 K리그1 무대. 앞선 1~4라운드는 감기와 부상 때문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기다림 끝에 서울전에 교체로 출전해 극적인 결승골이자 1부 첫 골까지 터뜨렸다.
서울전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마사는 대부분의 답변을 한국어로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어 답변 후 통역을 거치는 게 인터뷰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지만 마사 스스로 직접 한국어 답변을 원했다고 한다.
마사는 “공식경기는 6개월 만에 뛰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오늘 더 행복했다”며 “강원에 있을 때 (K리그1) 9경기를 뛰었다. 결정적인 기회도 몇 번 있었는데 못 넣었고, 다시 여름에 임대를 갔다. 승격 후 오늘 드디어 K리그1에서 첫 골을 넣었다.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외국인인데도 동료들이 축하해 줘서 행복했다”며 “아직 컨디션이 60~70%다. 활동량이나 연속으로 하는 플레이는 부족하다. 그래도 득점에 대한 의식은 누구보다 항상 생각하고 있으니까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마사의 복귀는 개막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에도 큰 힘이 됐다. 이민성 감독은 “팀이 가지고 있지 않은 창의적인 패스나 돌파를 가진 선수다. 마사가 들어온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