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이동국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사퇴의 뜻을 밝혔다. 앞서 KFA가 추진했던 축구인 징계 사면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이영표 부회장은 3일 개인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해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며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같은 날 이동국 부회장도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지난 2월 축구협회의 제의로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의 경험을 자신 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협회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책임을 통감하며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공헌위원장 역할을 맡았던 조원희 위원장도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해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했다.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사회공헌위원장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KFA는 앞서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앞두고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명을 포함한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KFA는 사흘 만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특히 이사회 과정에서 승부조작 사범들에 대한 사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건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결국 선수 출신인 이영표·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위원장이 '가장 먼저' 사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