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이 오는 8일 오후 4시 30분 대구FC와 홈경기를 앞두고 ‘4만 관중’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경기를 찾던 2만여 관중에다, '특별한 손님' 임영웅까지 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경기엔 모두 2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았다. 개막전 인천유나이티드전에 2만 2201명, 3라운드 울산 현대전에 2만 549명이 관중석을 메웠다.
여기에 일찌감치 후끈 달아오른 '임영웅 효과'를 더해 이번 대구전에서는 4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이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임영웅은 이날 경기 전 시축을 통해 팬들과 인사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예매가 시작되자, 서울-대구 팬들은 물론 많은 임영웅 팬들까지 가세해 서울-대구전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예매 시작 10분 만에 2만 장이 팔렸고, 경기를 사흘 앞두고는 3만 5000장이 판매됐을 정도다. 구단 관계자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의 열기다.
시축 행사는 구단 요청이 아닌 임영웅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워낙 축구를 좋아하셔서 임영웅'님'이 먼저 제안을 해주셨고, 황의조나 기성용과도 친분이 있어서 저희를 선택해 주신 것 같다”며 “저희한테는 행운”이라고 웃어 보였다.
많은 관중이 찾아올 예정인 가운데 구단은 우선 차분하게 홈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3~4만 명의 관중이 찾는 경기들을 운영해 본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현장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많은 관중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잘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평소와 다른 점은 구단으로 걸려오는 수많은 문의 전화들이다. 축구장을 처음 찾는 팬들이 적지 않은 데다 임영웅 팬들은 대부분 장년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팬들 모두가 정중하게 문의들을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임영웅 팬덤의 ‘품격’을 느껴진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엄청 많이 오는데, 응대할 때도 친절하고 매너 좋게 물어보신다. 가수에게 혹시 피해나 가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신다”며 “사소한 것까지 세세하게, 또 조심스럽게 물어보신다. 팬덤 자체가 확실히 품격이 있고 점잖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영웅 팬클럽의 시그니처 색은 하늘색인데, 이는 공교롭게도 이날 원정팀 대구의 유니폼 색상이기도 하다. 임영웅이 시축을 한 뒤 팬들이 썰물같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들은 이미 임영웅 측에서 팬들에게 사전 공지가 잘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들도 임영웅의 팬이 아닌 서울을 응원하는 축구 팬으로 생각하고 맞이할 계획이다.
많은 관중들은 고스란히 선수들의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물론이다. 이날 K리그를 처음 보는 임영웅 팬들이 있다면, 경기를 보고 난 뒤 앞으로 서울 팬도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게 구단의 바람이기도 하다. 물론 그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조건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 입장에서도 응원 소리가 크거나 관중들이 많으면 아드레날린도 나오고 힘도 많이 난다고 하더라. 우리는 이제 경기만 잘하면 된다”며 “예전 슈퍼매치(서울-수원 삼성)를 할 때도 4만 명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그 열기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