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그룹 클래지콰이 멤버 호란이 ‘복면가왕’에 출연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는 호란이 ‘펑키한 여우’로 출연했다. 그는 가왕 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우승은 하지 못했다. 이후 정체가 공개된 호란은 “1라운드에서 떨어지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서 감사하다”면서 “(방청객들의) 따뜻한 응원 덕에 용기 내서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곧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기억해주시고 많이 들어 달라. 노래하면서 행복했다. 조만간 공연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호란의 출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네티즌은 “음주 운전 한 호란의 복귀 방송을 기획한 ‘복면가왕’, 앞으로 절대 안본다. 아이들에게도 교육 지도해서 절대 안 볼 것이며 해당 PD가 만든 프로그램들 절대 안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음주운전 상습 전과자에게 복귀 무대를 선물로 선사하는 지상파 방송국. 음주운전에 대한 심각성을 모르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의 엄격하고 당연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겠다”며 “시청자 여러분과 현 시대의 정서를 세심히 살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호란의 모습이 담긴 ‘복면가왕’ 클립 영상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호란은 앞서 지난 2004년, 2007년, 2016년에 음주운전 한 전력이 있다. 2016년 당시 호란은 전날 밤 술을 마신 후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운전하던 중 사람을 들이 받은 인사 사고를 냈다.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시청자들은 호란을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음주운전 전력이 한차례도 아닌 세차례나 있는 데다 최근 대전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음주운전 사고로 9세의 피해 아동 사망 소식까지 보도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김새론을 비롯해 곽도원, 신혜성, 이루, 남태현 등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른 것도 대중의 반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음주운전 연예인의 복귀에 대한 대중의 판단이 엄격해졌다. 그 부분을 해당 연예인은 물론 방송 제작진까지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더욱이 공공재 성격도 지니고 있는 지상파에서는 그 기준을 더욱 높여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KBS2 드라마 ‘오아시스’ 측은 호란이 부른 OST ‘샹송 트리스트’(SHANSON TRISTE)를 향후 방송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