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주전 좌익수 경쟁은 개막 뒤에도 진행형이다. 후보들은 각자의 강점으로 어필하고 있다.
KIA는 '잇몸 야구' 중이다. 주전 우익수이자 간판타자 나성범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8주 동안 이탈하고, '내야 유망주' 김도영도 발등 부상으로 장기 재활 치료에 매진한다. 공격력이 저하됐고, 실제로 꼭 필요한 순간 득점이 나오지 않아 내준 경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전 도약 또는 입지 확장을 노리는 외야 주전 후보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대타 요원이었던 고종욱은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2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6-6 동점이었던 9회 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두산 투수 박신지의 바깥쪽 빠른 공을 잡아당겨 경기를 끝냈다.
통산 타율이 3할이 넘는 타자지만, 수비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대타 요원으로 대기했던 선수다. 지난겨울 진행한 1군 선수들의 애리조나(미국 투산) 전지훈련 명단에도 빠졌었다. 하지만 오키나와(일본) 2차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대타 요원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좌익수로 가장 많이 나선 이창진도 타격감이 좋다.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421(19타수 8안타)를 기록,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KIA가 7-6으로 승리한 8일 두산전에선 3안타, 9일 두산과의 3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출전한 16경기에서 타율 0.476를 기록하며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수여하는 공식 월간 MVP(최우수선수)를 받은 선수다. 콘택트 능력이 좋고, 몰아치는 법도 알고 있다.
KIA는 팀 주축 선수였던 최원준이 6월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호재가 있다. 나성범이 복귀한다는 전제 아래 외국인 선수(소크라테스 브리토) 나성범, 그리고 최원준으로 주전 외야 세 자리가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진 활용법은 향후 김종국 감독의 숙제다. 그의 타격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창진도 시즌 초반부터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외야 수비력이 가장 좋은 김호령도 지난 2일 SSG 랜더스전 5회 말, 투수 이의리가 박성한에게 허용한 우중간 장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머리 뒤로, 그것도 대각선으로 넘어가는 공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낚아챘다. 김호령은 올 시즌 4경기에서 14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50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최원준이 돌아와도 경쟁은 진행형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 100% 전력 가동이 여의치 않은 KIA지만, 경쟁 시너지는 기대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