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 1990년대 후반 양키스 부흥기를 이끈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가 지켰던 자리다.
2023시즌 현재 이 자리는 신인 선수가 맡고 있다. '특급 유망주' 앤서니 볼피(21)가 그 주인공이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로 지난해부터 팀 내 유망주 1위, 메이저리그(MLB) 전체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선수다. 지난봄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314를 기록한 그는 만 21세 336일 나이로 개막 로스터에 합류, 1996년 개막전에 나선 지터(만 21세 281일) 이후 양키스 개막전 최연소 선수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볼피는 데뷔 2번째 경기였던 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줬다. 하지만 이후 5경기에서 15타수 1안타에 그치며 빅리그 무대에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 원정 5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콜 어빈의 시속 148㎞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밀어쳐 우측 담장에 직격하는 대형 타구를 생산했다. 볼피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안착, 커리어 첫 장타를 기록했다. 양키스는 이어진 상황에서 D.J 르메이휴가 적시타를 치며 2-1로 앞섰고, 애런 저지가 투수 폭투로 3루를 밟은 르메이휴를 희생플라이로 홈까지 불러들이며 3-1로 앞섰다. 이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볼피의 득점은 결승 득점이 됐다.
볼피는 경기 뒤 "이 팀의 일원이 돼 선수들의 환영을 받으니 상상보다 훨씬 좋았다. 그들(동료들)은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여러 가지 부문에서 나를 위해 함께 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2022) 양키스 주전 유격수 자리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가 맡았다. 총 142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1·4홈런을 기록했다. 2019~21시즌에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글레이버 토레스, 그 전에는 지터에 이어 이 자리를 맡은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소화했다.
토레스는 지난 시즌부터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카이너-팔레파는 젊은 유격수가 등장하기 전 연결고리 역할이었다. 양키스엔 지난 시즌 데뷔한 팀 내 유망주 3위 오스왈드 페라자도 있다. 이 자리는 당장 주인을 찾기 어렵다. 볼피는 출전한 9경기에서 타율 0.143를 기록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 애런 분 감독 모두 볼피가 빅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회를 줄 생각이다. 분 감독은 "선수로서는 물론 한 사람으로서 볼피를 믿는다. 그는 모든 것(양키스 주전이라는 부담감)을 감당하고, 이겨낼 준비가 됐다. 우리도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