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남긴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메시지다. 위기에도 단단히 뭉쳐 1승을 따낸 제주가 연승에 도전한다.
제주는 지난 9일 강원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 강원FC와 경기에서 서진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만큼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가치를 안겨준 승리였다.
경기 전까지만해도 제주에게는 물음표가 가득했다. 올 시즌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으로 최악의 출발을 했다. 2015년 이후 9시즌 동안 K리그 정식 사령탑을 맡고 있는 남기일 감독이 개막 후 5라운드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었다.
선수단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개막전에서 주장 최영준을 부상으로 잃은 데 이어 이창민·임채민·정운·연제운·진성욱·안현범·안태현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실제로 강원 원정을 준비하는 훈련에 참가한 필드 플레이어는 단 16명이었다.
상대가 강원이라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가다왔다. 제주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19년 5월 강원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8경기(4무 4패) 동안 강원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했다. 특히 단순한 이동 시간만 5시간 이상 소요되는 강원 원정은 더 많은 체력 소모를 야기시켰다.
하지만 제주는 믿음의 축구로 그 부담감과 중압감을 이겨냈다. '제주는 하나다!'라는 팀 구호 아래 원팀으로 더욱 뭉쳤다. 이러한 믿음에는 남기일 감독의 진심을 담은 멘토링도 녹아있었다. 남기일 감독은 원정에 앞서 "부상자가 많지만 우리끼리 믿고 의지하며 나가자"라는 믿음의 축구를 강조했다.
여기에 주장단으로서 팀내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구자철·김오규·김동준이 선수단을 독려했고, 이러한 긍정과 믿음의 힘은 위기를 기회로 돌려세웠다.
믿음의 축구로 자신감을 되찾은 제주의 시선은 이제 FA컵으로 향한다. 제주는 오는 12 저녁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FA컵 3라운드에서 K3리그 소속 창원시청축구단을 상대한다. 창원시청축구단은 지난달 30일 FA컵 2라운드에서 평택시티즌FC(K4리그)를 2-1로 제압하고 3라운드에 올라왔다.
현재 창원시청축구단은 K3리그에서 2승 1무 2패 승점 7점으로 7위. 제주는 오는 15일 수원 원정까지 타이트한 일정을 감안해 이날 경기서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최적의 로테이션으로 선수단의 동기 부여까지 높일 계획이다. 전열에서 이탈했던 이창민, 안태현 등이 부상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끝으로 남기일 감독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첫 승을 거뒀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는 강한 파도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진히 부상자도 많고 원정 3연전이라는 부담도 있다. 그렇지만 FA컵에서도 우리는 믿음을 갖고 그라운드에 들어설 것이다. 이렇게 서로 신뢰를 보내고 믿음을 갖는다면 못 이길 상대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