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이저리거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호쾌하고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강하게 어필했다. 홈런을 뽑아낸 상대 투수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대표 마무리 투수다.
배지환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23 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4로 맞선 9회 말 경기를 끝내는 우중간 홈런을 때려냈다. 개인 빅리그 2호포이자 첫 홈런이었다. 경기 뒤 배지환은 "꿈을 꾸는 것 같다. 내가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앞선 6회 말 다른 코리안 빅리거 최지만도 홈런을 쳤다. MLB 같은 팀에 있는 한국인 타자들이 한 경기에서 홈런을 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배지환이 어떤 투수에게 홈런을 때려내는지도 주목받고 있다. 데뷔 첫 홈런이었던 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우완 베테랑 닉 피베타로부터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홈런을 쳤다. 2022시즌 10승(12패)을 거둔 투수다.
이날 끝내기포는 라이언 프레슬리를 공략했다. 이 투수는 2022시즌 33세이브를 기록,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오른 휴스턴의 마무리 투수다. 2021시즌 26세이브를 기록했다. 로베트로 오수나가 팀을 떠난 뒤 휴스턴 뒷문을 지켰다.
2022시즌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의 평균 구속 152㎞ 기록했다. 160㎞/h에 가까운 강속구 클로저가 즐비한 MLB에서 구속으로 경쟁력을 갖춘 투수는 아니지만, 80~83마일(시속 128~135㎞)에 형성되는 고속 커브를 앞세워 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배지환은 프레슬리의 2구째 커브를 골라낸 뒤 불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슬라이더 2개를 커트했고, 직구를 1구 더 지켜본 뒤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휴스턴은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2.80)에 오르기도 했다. 라파엘 몬테로, 헥터 네리스, 라인 스태닉 등 셋업맨 면모도 화려하다. 그런 팀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는 프레슬리를 상대로 배지환은 끝내기포를 때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