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 새 사령탑 송영진(45) 감독은 자신의 선임을 둘러싼 일부 시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KT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지만, 자신은 감독 경험이 없는 만큼 팬들의 우려는 불가피한 일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송 감독은 그러나 “누구보다 열심히 할 거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믿음과 응원을 당부했다. 팬들이 바라는 ‘우승권’ 팀을 만들겠다는 출사표도 밝혔다.
서동철 감독의 후임으로 KT 새 감독으로 선임된 송영진 감독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발표 전날(13일)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 회사에서도 심려가 깊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누구나 다 처음은 있다. 코치 생활, 그리고 많은 감독님을 모시면서 배웠던 것들을 코치진과 적절하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KT는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정규리그 8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서 감독과 작별한 KT는 내부 승격을 통해 수석코치였던 송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KT와의 오랜 인연, 또 수석코치 역할을 맡은 만큼 선수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KT가 외부 인사 대신 송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한 배경이었다.
송 감독은 “좋은 팀을 만들어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보답할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KT는 애정이 깊은 팀이었다. LG에 입단했지만 이후 KT에서 10시즌을 뛰었다. 조동현(현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KT를 이끌 때 코치 생활도 했다. 팀을 나가 있었을 때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고향처럼 생각했던 팀이었다. 후배들, 지금 있는 선수들과 좋은 시너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엔 부진했지만 KT는 양홍석과 하윤기, 11월 전역하는 허훈(상무) 등 여전히 우승권 전력이라는 평가다. 송 감독은 “기대도 많이 되고, 그래서 부담도 많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좋은 선수들이 있는 만큼 역할 분담을 잘해야 한다. 또 국내 농구는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큰 만큼 좋은 선수들을 잘 뽑아서 시너지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농구 트렌드 자체가 빠른 농구다. 속공과 얼리로 많이 들어가는데, 나 또한 그런 농구를 선호한다”며 “선수들의 약한 부분들, 팀의 아킬레스건을 보완해서 수비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면서 빠른 농구를 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령탑으로 첫걸음을 떼지만, 송 감독은 목표를 크게 잡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부진에 대해 수석코치로서 책임도 있는 만큼, 팬들에게 반드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게 송 감독의 의지다. 자신을 향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송 감독은 “자유계약선수(FA)인 양홍석의 잔류, 허훈이 돌아와서 적응을 잘한다는 가정하에 목표는 크게 가지고 싶다”며 “건방질 수도 있겠지만 4강 이상, 나아가 챔피언결정전에 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아쉬웠던 부분들은 최대한 연습으로 없애고, 우승권으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선수 시절 챔피언 반지를 못 껴보고 은퇴했다. 우승에 대한 갈망은 나 또한 크다. 누구보다 열심히 할 거라고 자부할 수 있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