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오세근(36·2m)과 서울 SK 김선형(35·1m87㎝)이 올해도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서 만났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프전에서는 SK가 KGC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누르고 우승했다. 두 팀이 챔프전에서 만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SK와 KGC에서 오랜 인연으로 얽혀 눈길이 가는 스타가 바로 오세근과 김선형이다. 이들은 중앙대학교 시절 1년 선후배로 한팀을 이뤄 중앙대 52연승을 이끄는 등 대학리그 최강팀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프로 데뷔 때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 것도 비슷하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세근이 전체 1순위, 김선형이 2순위로 각 KGC와 SK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프로 커리어 내내 한팀에서만 뛴 것도 공통점이다.
오세근은 프로 데뷔 시즌인 2011~12시즌 팀의 창단 첫 챔프전 우승 주역이었다. 김선형은 바로 다음 시즌인 2012~13시즌 SK의 역대 최다승 기록과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서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오세근과 김선형은 그동안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총 다섯 차례씩 우승했다. 통합우승이 한 차례씩으로 같고, 챔프전 우승 경험은 오세근이 세 차례, 김선형이 두 차례로 오세근이 살짝 앞선다. 둘은 여전히 위력적인 베테랑이자 프로농구의 간판 스타다.
오세근은 센세이셔널했던 데뷔 시즌 이후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러나 올 시즌 그는 ‘건세근(건강한 오세근) 모드’로 골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부쩍 성장한 슈터 변준형과 공격력 좋은 오마리 스펠맨 등 KGC의 팀 밸런스가 좋다는 것도 강점이다.
오세근은 올 시즌 내내 SK와 리턴매치를 별렀다. 19일 고양 캐롯을 잡고 챔프전 진출이 확정되자 “SK가 올라올 것 같았다. 그들과 붙고 싶었다. 지난 시즌에 한 번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하지 않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김선형은 올 시즌 10년 만에 정규리그 MVP를 다시 받았다. 여전히 빠른 스피드,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서 과감하게 슛을 쏴서 성공시키는 승부사 기질이 그의 강점이다. SK가 유독 연장 승부에 강하고 역전승이 많은데, 그 중심이 김선형이 있다.
SK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공격 중심에 있던 장신 슈터 최준용이 발바닥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황이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원투 펀치’가 KGC에 맞설 가장 큰 무기다.
김선형은 “그동안 SK가 우승할 때마다 징크스를 하나씩 깼다. 이번에는 정규리그 3위에서 챔프전 우승에 처음 도전한다. 지금 기세라면 느낌이 좋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