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열흘 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던 김민재(나폴리)와 만남에 대해서는 “현재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했고, 많이 안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민재는 나폴리 거주지 근처에서 식사를 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상당히 안정이 됐고, 다음 대표팀 소집도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민재는 지난달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대표팀보다 소속팀에서 더 집중하고 싶다”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스스로 해명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지난 카타르 월드컵을 마친 뒤에도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유럽파들과 만나기로 하면서 자연스레 클린스만 감독과 김민재가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화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안정이 됐다”는 표현으로 잘 해결됐음을 시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유럽 출장길을 통해 선수들을 알아가고, 어떻게 지내고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중요한 건 경기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일정상 모든 선수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차츰차츰 선수들을 만나갈 생각이다.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출장길에서 영국과 이탈리아, 독일을 거쳐 손흥민(토트넘)과 오현규(셀틱), 김민재, 이재성(마인츠05),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직접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이강인(마요르카) 등은 일정상 이유로 만남이 성사되진 못했다. 귀국길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은 곧바로 전북 전주로 이동해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를 직접 관전한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 유럽 출장 다녀온 소감은.
“지난 열흘 동안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저 뿐만 아니라 나머지 코치진도 선수들을 관전했다. 해당 구단의 지도자들과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모든 선수를 만나진 못했지만 차츰차츰 선수들을 만나갈 생각이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 가장 큰 관심사는 ‘김민재 달래기’였을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김민재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과 만났다. 선수들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대표팀 코치진과 면담도 하는 걸 고마워하는 느낌도 받았다. 김민재 같은 경우는 당시 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AC밀란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만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나폴리 거주지 근처에서 식사를 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개인적으로 현재 느끼는 감정도 얘기했다. 김민재가 현재 지내는 환경이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다. 곧 스쿠데토를 들어 올리게 될 거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상당히 많이 안정이 됐다. 다음 대표팀도 소집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민재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긍정적이었다. 만났던 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을 한다.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계속 그런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전에 뛰었던 토트넘 구단을 찾은 것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손흥민과는 경기 전(본머스전)에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나누고 골도 넣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경기 결과가 안 좋아서 아쉬웠다. 토트넘은 저의 구단이다. 제 팀이고, 영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구단이다. 최근 뉴캐슬에 대패를 하면서 안타까움도 느낀다. 손흥민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손흥민이 관여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토트넘은 감독 대행의 대행이 팀을 맡고 있다. 최대한 빨리 수습을 해서 저도 좀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하고 있다.”
- 6월 A매치 명단까지는 시간이 있다. 이제 새로운 선수들을 볼 수 있을까.
“시간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기를 관전하면서 선수들을 체크할 것이다. 유럽에서 바쁘게 선수들을 만날 때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김 코치가 선수들을 관찰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소집될 수도 있고,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에게 대표팀에 올 수 있는 문을 열어줘야 한다.
U-20 월드컵도 다가왔다. 그 대표팀도 지켜볼 것이고, 팀도 좋은 성적을 내기를 응원한다. U-20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6월 소집에는 이른 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계속 지켜볼 예정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시간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볼 것이다.”
- 이강인은 어느 프리미어리그 구단으로 가야 도움이 될까.
“이강인 선수의 좋은 활약을 보는 것도 대표팀 감독으로서 굉장히 뿌듯하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소속팀에서 계속 경기를 뛰면서 득점을 하는 것도 뿌듯하다. 마요르카도 상당히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더 큰 구단에서 러브콜이 오면 선수들은 기쁠 거다. 좋은 환경 속에서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유럽파 선수들을 만나면서 느낀 바가 있나.
“특별하게 ‘이걸 느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어떻게 선수들이 지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경기를 보는 것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지, 그 환경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모든 선수를 만났으면 좋았지만 시간 여유도 많이 없었다. 독일 총리 행사나 UEFA 행사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현규 같은 경우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받으면 좋겠지만 셀틱이 워낙 좋은 팀이다. 그 안에서 배고픔도 봤다. 더 많은 경기 출전을 위해 싸우려는 하는 의지와 투쟁심도 확인했다. 그런 걸 보면서 어떤 심리를 가지고 어떤 환경에 있는지,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많이 깨달았다. 이번 소집을 보면서 유럽에서 만나는 시간이 유익했다. 선수들과 자주 보면서 현재 심리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이재성은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빅클럽을 이기면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반대로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은 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해당팀 지도자나 선수를 직접 만나 어떤 상황인지 이해해야 한다. 어려움도 있고 좋은 시기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같이 하고 있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그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비단 유럽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K리그도, 일본이나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 UEFA 자문위원회로도 활약 중이다. 대표팀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영광스럽다. 명단에 있는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게 영광스럽다. 유익한 자리다. 많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자리다. 자문위원회는 VAR이나 핸드볼 파울 등 축구 규정 등에 대한 논의를 많이 한다. 현역 때 좋은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을 통해 행정적으로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를 논의한다.
물론 유럽에 나갈 수 있거나 기회가 와서 진출하면 상당히 좋다. 하지만 반드시 유럽에 진출해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 K리그나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디서든 활약한다면 우리가 계속 관찰하고 지켜볼 거다. 꼭 유럽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진 않다. (UEFA 자문위원회) 네트워킹이 선수들의 이적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꼭 유럽에 가야 된다는 말씀은 드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