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시즌 초반 선두 싸움을 펼치면서 기분 좋은 소득까지 얻었다. 신인 투수 송영진(19)의 발견이다.
송영진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데뷔 3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5-3으로 승리한 SSG는 LG에 내준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여기에 송영진이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대전고 출신 송영진은 2023년 신인(2라운드 전체 15순위)이다. 1라운드 이로운과 함께 신인으로 유이하게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완주했다. 통산 134승 투수 출신의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 앞서 "두 선수가 실력으로 1군 엔트리에 진입했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영진은 신인답지 않게 SSG의 시즌 초반 선발진 구멍을 기대 이상으로 잘 메웠다. 당초 선발 자원이 6명이던 SSG에선 에니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김광현과 박종훈은 어깨 염증과 부진으로 각각 열흘간 이탈했다. 이 공백을 최소화한 투수가 바로 송영진이다.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김광현(3이닝 5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송영진은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무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20일 KT 위즈전에서 3이닝 동안 6볼넷(3실점 2자책)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26일 팀 타율 1위 LG를 상대로 잘 던졌다. 1-1이던 3회 2사 1, 2루에서 연속 폭투로 2점을 내준 게 옥의 티였다.
박종훈이 오는 30일 복귀 예정이라 송영진은 일단 로테이션에 제외된다. 김원형 감독이 26일 등판 전에 이미 밝힌 부분이다.
송영진은 벌써 사령탑을 행복한 고민에 빠트렸다. 김원형 감독은 "불펜으로 둘지, (나중에) 선발을 돌릴지 고민"이라고 했다. 시즌 5경기에서 총 18과 3분의 2이닝 동안 4자책(평균자책점 1.93)을 한 송영진은 선발 등판에선 2승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장기적으로 송영진을 선발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현재 SSG의 5인 선발 로테이션(김광현-커크 맥카티-박종훈-문승원-오원석)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김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선발을 꾸준히 돌 정도로 체력이나 내구성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았다. 캠프 때 선발 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다. (송)영진이는 점진적으로 (투구 수를) 늘려가야 할 것 같다. 체력 안배를 하는 법도 터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진은 제구력에 다소 기복을 보이지만, 직구 최고 스피드가 시속 150㎞까지 나온다. 볼 끝의 힘도 좋다. 김원형 감독은 "(긴장하지 않고) 타자와 승부만 신경 쓰는 스타일"이라고 칭찬했다. 송영진은 "앞으로 7이닝, 8이닝, 9이닝까지 던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