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과 이용은 시공간 문턱을 낮추고 있다. SNS 이용자들은 이제 상대 계정만 알아도 그 사람의 게시물을 볼 수 있고, 댓글과 1대1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SNS 특성은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 등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프로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SNS로 선수와 팬이 소통하고 친밀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갈등과 마찰도 늘어나고 있다.
KBO리그가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나는 지금, 크게 문제 된 사건이 두 가지 있다. 두 사건 모두 한화 이글스 외국인 선수와 관련이 있다.
한화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지난 4월 15일 SNS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딸의 사진을 올린 SNS에 집으로 돌아가라거나 (내가)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댓글의 양이 무척 많다'며 악플 내용을 밝혔다. 그리고 '나보다 더 내가 잘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며 개막 후 자신의 성적에 대한 속상함을 토로하고, '그럼에도 나를 응원해주는 소수의 팬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성적 반등 각오를 표현했다. 이후 오그레디는 글을 삭제하고, SNS를 비공개 처리했다.
선수의 SNS에 댓글로 선수와 선수 가족에 대한 비난을 작성할 경우, 작성자는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 명예훼손의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가중처벌될 수 있다. 그리고 댓글의 내용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이라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러한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다면 정보통신망법이나 스토킹처벌법도 적용될 수도 있다. 또한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댓글을 게시했다면 성폭력처벌법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
두 번째, 한 팬과 버치 스미스가 SNS 1대1 메시지로 서로 부정적인 내용을 주고받은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스미스는 올 시즌 영입되어 개막전에 출전했는데, 2와 3분의 2이닝 만에 어깨 통증을 이유로 교체됐고 결국 방출됐다. 이후 팬이 방출된 스미스에게 "good bye injury prone man(잘가 유리몸)"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스미스가 "Bye bye! Have fun in your garbage country(쓰레기 같은 나라에서 잘 지내라)"라고 답한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돼 논란이 됐다.
1대1 메시지를 이용한 모욕과 명예훼손은 공연성이 없다. 하지만 만약 이번 사건처럼 1대1 메시지가 공개될 경우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내거나,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을 보낼 경우 앞서 언급한 정보통신망법, 스토킹처벌법, 성폭력처벌법 등에 해당할 수 있다.
1선발로 기대한 투수가 개막전에서 단 60개의 투구만 던지고 자진 강판한 후 바로 방출된 만큼 팬으로서는 실망이 클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비판을 넘어 조롱이나 비꼼이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선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스미스의 경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에 흥분, 자신이 활동한 리그의 국가를 쓰레기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KBO 규약은 'SNS를 통한 명예훼손 등 반사회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품위손상행위로 보고, 5경기 이상의 출정정지 또는 5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제151조). 스미스가 KBO리그 소속이라면 위 규약에 따라 제재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SNS는 팬과 선수를 가깝게 연결한다. 팬은 댓글과 1대1 메시지를 이용해 응원과 비판을 바로 선수에게 전한다.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만큼 이전보다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팬들의 쓴소리가 선수에 대한 무차별적 인격 모욕이나 선수 가족들에 대한 것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 소통은 한 쪽이 일방적으로 쏟아내거나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