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K리그 현장을 누비며 보란 듯 ‘재택근무’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3월 A매치 일정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이재성(마인츠) 등 대표팀 주축 자원들과 면담을 위해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들의 경기를 차례로 관전한 후 이야기를 나누는 등 바쁜 일정을 끝내고 지난달 26일 국내에 복귀했다.
당시 입국 현장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클린스만 감독은 “6월 소집 명단 발표 전까지 최대한 많은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을 체크할 예정이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이 새롭게 소집될 기회도 열려 있다”고 귀띔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에 있을 때, 국가대표 코치진 일원인 차두리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김 코치가 K리그 현장을 누볐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쉴 틈도 없이 직접 K리그 현장을 찾았다. 지칠 법도 한 입국 당일, 인천에서 곧장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가 열리는 전주로 향했다.
주말에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지난달 29일에는 수원FC와 FC서울의 경기를 수원에서 관전했고, 다음 날에는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포항까지 넘어가서 지켜봤다. 차두리 어드바이저, 마이클 김 코치도 동행했다.
애초 재택근무 논란이 일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4년부터 2년간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는데,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근무했다. 독일 축구계는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방식을 꼬집기도 했다. 한국 지휘봉을 잡을 때도 가장 큰 우려 중 하나였는데, K리그 현장을 동분서주하며 세간의 걱정을 말끔히 해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에 거처도 마련했다. 애초 서울의 한 호텔에서 머물던 클린스만 감독은 고양시에 살았던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과 달리 대한축구협회(KFA)와 소통, 가족들의 생활 여건 등을 고려해 서울에 집을 구했다.
본격적으로 ‘서울살이’를 시작한 클린스만 감독은 앞으로도 K리그 현장을 부지런히 누빌 전망이다. 이달에는 6월 2연전(페루·엘살바도르) 준비를 위해 K리그2 무대까지 직접 관찰하며 자신에게 맞는 선수들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