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SG증권발 주가폭락사태에 연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임창정은 수많은 투자자 중 한명일 뿐이라며 주가폭락사태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임창정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창정이 주가조작 세력의 파티에 참석하고 투자를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공범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임창정의 주장이 맞다면 임창정은 스타라는 이유로 의도와 관계 없이 이용을 당했다고 볼 수 있다. 투자를 유치하는데 신뢰가 가는 인물의 참여는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각종 투자에 연예인을 향한 제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담당해온 한 관계자는 이번 주가 조작 사태 속 임창정에 대해 “투자의 얼굴 마담이 됐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연예인들을 향한 투자 유혹은 줄곧 이어져 왔다. 뉴스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 투자라는 생각으로 들어갔지만 사기를 당한 사례들도 곳곳에 있다”면서 “연예인들은 일반인보다 빠른 시일 내에 큰 돈을 벌면서 씀씀이도 크기 때문에 한번에 큰 돈을 투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재테크에 관심은 많지만 직접 공부를 하지는 않는 만큼 친분이 쌓인 사람이라면 쉽게 믿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이 희생양이 된 투자 제안 사건은 종종 터져나왔다. 지난 2011년에는 한 증권투자 전문 방송인이 유명 연예인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약속해 투자금 수억 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또 그룹 코요테 멤버 빽가는 부동산 투자로 큰 이익을 얻었으나 그 이후 친한 형으로부터 사기를 당해 집 3채를 팔고 연락두절까지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엔터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수입구조를 이번 사태에 대입했다. 그는 “연예인 직업 특성상 고정 수입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결국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식당 개업 등 부업을 하곤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변의 투자 제안이 들어오면 솔깃하게 된다. 수입적인 부분에서의 불안함이 결국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유치를 하는 입장에서 연예인이나 높은 사회적 지위의 인물들이 참여하게 되면 그만큼 홍보효과도 볼 수 있다”며 “투자 실패시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염용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연에인은 범죄를 당해도 이미지에 대한 걱정으로 고소, 신고를 주저한다”며 “작전 세력들은 이런 부분을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1조원대 주가조작 사태’로도 불리는 이번 사건에는 임창정과 가수 박혜경 연예인이 투자를 명목으로 참여했으며 다른 연예인들도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했으며 현재 수사팀은 사태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라덕연(42)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요 피의자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