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24·키움 히어로즈)은 지난주까지 치른 29경기에서 안타 39개를 때려냈다. SSG 랜더스 외국인 선수 기예르모 에레디아(44개)에 이어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타자 중에선 1위다. 타율(0.336)도 상위권(9위)을 지키고 있다.
키움의 공격력은 지난 시즌(2022)보다 떨어졌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타율 0.221에 그치며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이형종, 베테랑 이용규의 타격감도 떨어져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3할 이상 기록한 선수는 김혜성과 에디슨 러셀 2명뿐이다. 러셀이 득점권에서 5할(0.545)이 넘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김혜성은 출루율 0.400을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열어줬다. 8일 현재 23득점을 기록, 이 부문도 2위에 올라 있다.
김혜성은 통산 6시즌(2017~2022) 장타율 0.380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0.440이다. 홈런은 1개뿐이지만, 2루타가 7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안 좋은 이정후에게 더 많은 타석을 주기 위해 그의 타순을 기존 3번에서 1번으로 타순으로 배치했다. 장타 생산 능력이 좋아진 김혜성을 3번으로 둘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였다.
김혜성은 빠른 발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총 11번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효과적인 주루로 팀 득점에 기여했다. 정수빈(두산 베어스) 박민우(NC 다이노스) 신민재(LG 트윈스) 등 7개를 기록한 2위권 선수들을 크게 따돌리며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김혜성은 최근 3시즌(2020~2022) 연속으로 도루 부문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김혜성은 2021시즌 유격수, 2022시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이 두 포지션을 석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리그 대표 내야수로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밀려 백업에 그쳤다. 미국(애리조나 투산) 전지훈련과 평가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휘둘렀지만, 대회에선 3타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대회 일정을 마친 뒤 바로 소속팀에 합류, 휴식 없이 시범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실전 감각이 부족해서 살려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혜성은 한화 이글스와의 지난달 1·2일 열린 개막 2연전에서 10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후에도 타석과 누상에서 펄펄 날았다. WBC에서 벤치 신세였던 것을 분풀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키움은 8일 기준으로 13승 17패를 기록하며 리그 8위로 처져 있다. 하지만 이정후가 1번 타자로 나선 뒤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고, 8일 SSG전에선 한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형종이 3안타를 치며 살아났다. 김혜성이 현재 타격감을 유지하고, 기존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보며 키움의 득점력도 좋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