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5연패를 당했다. ‘선발’ 야구가 무너지지 않은 건 위안이다. 변수가 상수가 됐다.
키움은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4-5로 석패했다. 4-2로 앞선 8회 말 수비에서 조기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재웅이 박동원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고, 연장 10회 말 2사 2·3루 위기에서 신민재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지난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5연패다. 시즌 전적은 13승 18패.
비록 패했지만, 선발 투수 후라도는 제 몫을 했다. 팀 홈런을 제외한 주요 지표에서 대부분 선두를 지키고 있는 LG 타선을 5이닝 동안 2실점으로 막아냈다. 안타 8개를 맞고 볼넷도 3개 내줬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좋았다. 특히 2-2 균형이 이어지고 있던 5회 말, 2사 뒤 갑자기 흔들리며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김민성에게 빠른 공 4개를 연속으로 구사하는 강공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내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후라도는 키움이 모처럼 투자를 제대로 해 영입한 투수다. 상한액(100만 달러)을 채웠다. 메이저리그(MLB)에서 32경기를 뛰었고, 구속도 150㎞/h 대 중반까지 나온다고 소개했다.
실제 구위는 그 정도는 아니다. 포심 패스트볼(직구)도 150㎞/h 이상 찍는 공이 거의 없다. 특정 능력치가 두드러지는 투수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컷 패스트볼(커터)과 투심 패스트볼, 직구를 적절히 섞어 타자의 히팅 포인트를 잘 흔든다. 종종 던지는 체인지업과 커브의 효과도 배가된다. 화려하진 않지만, 공략이 까다로운 투수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후라도는 등판한 7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막았다. 9일 기준으로 리그 이닝(41과 3분의 2이닝)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아직 4자책점 이상 기록한 등판도 없다. 평균자책점은 2.81. 후라도는 계산이 서는 투수다.
키움은 안우진·에릭 요키시라는 리그 정상급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안우진은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 요키시는 2.81을 기록 중이다. 4선발 최원태는 최근 등판에서 부진했지만, 올 시즌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5선발도 최근 정찬헌이 합류하며 무게감이 생겼다.
‘선발 야구’ 실현은 보통 국내 1선발, 외국인 투수 2옵션의 역량에서 갈린다. 키움은 후라도 덕분에 탄탄한 선발 야구를 실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