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전력에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홍명보 감독의 축구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특히 이번 시즌 울산의 패스 관련 지표는 대부분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다.
울산은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602.25개) 패스 성공률(86.13%) 전진 패스(236.83개) 등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공격지역에서 패스를 시도한 횟수나 성공 횟수는 리그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공격지역 패스 성공은 경기당 평균 104.85개, 리그 2위인 인천 유나이티드(76.45개)보다도 30개 가까이 많다.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는 상대가 아무리 단단하게 수비벽을 구축한다고 해도 빈틈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빈틈을 누구라도 잘 파고들어 결실을 맺고 있다. 이적생 주민규와 루빅손이 각각 6골과 5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엄원상과 바코, 황재환도 2골씩 기록 중이다. 김민혁(3개) 엄원상·마틴 아담·박용우(이상 2개) 등도 어시스트로 힘을 보태고 있다.
전방에서 경기당 2골에 가까운 23골을 만들어냈다면, 후방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수비라인으로 막아서고 있다. 수문장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김영권이 정승현 또는 김기희와 센터백 라인을 지키고, 설영우와 이명재 김태환이 양 측면에 버티고 서 있다. 12경기에서 단 9골만을 실점, K리그 유일의 0점대 실점률을 기록 중이다.
울산의 압도적인 공·수 밸런스는 선제골 득점·실점에 따른 결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울산은 이번 시즌 선제골을 넣은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선제골을 넣고 승기를 잡은 뒤 수비진이 단단히 버텼다는 의미다. 선제 실점한 5경기에서도 3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다. 분위기가 넘어간 뒤에는 공격진이 5경기 중 4경기에서 반전을 이끌어낸 셈이다.
홍명보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부임 후 전북 포비아를 비롯해 울산의 여러 징크스를 깨트리며 17년 만의 우승을 이끌더니, 이제는 울산에 ‘우승 DNA’를 심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울산의 시선은 창단 첫 K리그 2연패라는 대기록을 향해 있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