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3연승을 달린 두산은 17승1무16패로 일주일 만에 승패 마진을 플러스로 만들었다. 반면 KIA는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로 올리고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양의지의 존재감이 컸다. 양의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4+2년 총액 152억원(역대 1위)에 계약, NC 다이노스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했다. 베테랑 포수로서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그러나 초반 타격 페이스가 기대에는 못 미쳤다. 20홈런 이상을 8시즌이나 기록했던 그가 지난 10일 기준으로 시즌 장타율이 0.366까지 떨어졌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4년 만에 돌아온 거대한 잠실 외야에 막혀 장타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랬던 양의지의 대포가 살아나고 있다. 양의지는 앞서 13일 KIA전에서 쐐기를 박는 투런포로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14일에도 또다시 쐐기포를 터뜨렸다.
이날 양의지의 경기 성적은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이었다. 그러나 안타 하나가 KIA의 기세를 완전히 꺾는 한 방이었다. 양의지는 5-4로 앞선 8회 말 KIA 장현식이 던진 한가운데 시속 146㎞ 직구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토해냈다. 승기를 굳히는 한 방이었다.
선발 투수 대결에서도 두산이 이겼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두산 라울 알칸타라는 이날도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강속구는 물론 고속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던졌다. 3회부터 5회까지 모두 2안타를 맞았지만, 위기마다 삼진과 짧은 뜬공을 유도해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6이닝 7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알칸타라는 시즌 평균자책점도 1.50까지 낮췄다.
투수전의 한 축이었던 KIA 선발 양현종은 막판 흔들렸다. 그도 알칸타라처럼 매 이닝 찾아온 위기를 진화하며 5회까지 단 1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았다. 그러나 6회 두산의 '스몰볼 야구'에 중심을 잃었다. 안타와 2루수 실책으로 1사 2·3루 위기에 놓인 그는 조수행의 기습 번트, 이유찬의 적시타로 두 점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최지민이 불을 끄러 올랐으나 박계범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면서 양현종의 실점이 더해졌다.
KIA는 7회 초 만루에서 김선빈의 땅볼, 4번 타자 최형우의 동점 스리런포로 추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형우의 '장군 홈런' 후 양의지의 '멍군 홈런'이 터지면서 KIA는 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 승리로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다시 올린 기세를 이어가게 됐다. 4월을 5할 승률+1로 마쳤던 두산은 5월 에이스 곽빈이 허리 염좌로 이탈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딜런 파일이 기대 이하 성적(2경기 평균자책점 8.00)을 거두면서 흔들렸다. 그러나 알칸타라와 영건 듀오 김동주-최승용의 호투로 반전을 만들고 있다. 양의지의 타격까지 살아나면서 중상위권 싸움에 탄력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