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중 '만년 꼴찌' 이미지가 강했던 LG유플러스가 최근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LTE 점유율은 이미 KT를 제쳤으며, 합리적 소비 확산으로 몸집이 커진 알뜰폰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제 지인 결합 등 파격적인 5G 마케팅을 앞세워 진정한 2위 도약을 노린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업계 1위 SK텔레콤의 올해 3월 2G·3G·LTE·5G 등 전체 점유율은 39%를 기록했다.
기타 회선을 제외한 SK텔레콤의 점유율은 이미 지난 1월 40%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200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KT도 3월 점유율이 22%로 전월보다 1%포인트 빠졌다. 이에 반해 LG유플러스와 알뜰폰은 각각 21%, 17%로 점유율을 지켰다.
LTE 시장에서는 이미 LG유플러스가 KT를 압도한 상황이다. 점유율 21%로 SK텔레콤(34%)과 알뜰폰(27%)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측되는 5G 서비스가 대세로 떠올랐지만 LTE 이용자 기반은 여전히 탄탄하다. 5G 대비 요금 부담은 덜 하면서도 속도 차이가 크지 않아 가입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27만명 이상이 이탈했다가 올해 1월 18만명, 2월 6만명대로 감소세가 완화한 뒤 3월에는 오히려 3만명가량이 늘었다. 현재 4500만명 이상이 LTE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알뜰폰의 성장은 LG유플러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 점유율 1위는 KT엠모바일이지만,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LG헬로비전의 매출 규모를 합하면 업계 선두다.
이통 3사 중 알뜰폰에 가장 공을 들인 곳이 LG유플러스다. LG헬로비전(당시 CJ헬로) 인수 당시 '1통신사 1알뜰폰' 체계를 무너뜨렸다는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곧바로 알뜰폰 상생 파트너십을 가동했다.
유통 채널과 멤버십 혜택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해 판촉 행사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전국 매장을 상담 창구로 운영하는 등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이달 초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5G 중간요금제를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도매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4만~6만원대 5G 상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것이다. 알뜰폰 5G 가입자는 이제 막 20만명을 넘어 점유율 1%에 불과하지만, 고객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LG유플러스의 알뜰폰 가입자는 올해 1분기 434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5G 성장세(27.5%)를 훨씬 웃돌았다.
고객 비용 부담을 확 낮춘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이동통신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5G·LTE 최초로 출시한 지인 결합 상품 'U+투게더'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가입 대상을 가족으로 한정했지만, 친구나 연인과 함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결합은 최대 5명까지 할 수 있다. 모은 인원이 많을수록 할인액도 올라간다. 여기에 25% 선택약정 할인도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다. 만 18세 이하 청소년 고객에게는 월 1만원을 추가로 깎아준다.
월 8만5000원의 '5G 프리미어 에센셜'에 가입할 때 U+투게더로 4명이 결합하면 인당 3만8500원만 내면 된다. 5G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월 3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5G 점유율 확대는 풀어야 할 과제다. SK텔레콤 48%, KT 30%, LG유플러스 21%로 확연한 격차를 보인다. 고객에 어필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알뜰폰 5G 생태계를 키워 3위 탈출의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산업 현장의 IoT(사물인터넷) 사업 수주와 알뜰폰 산업 상생 노력으로 점진적인 가입자 증가 효과를 이룩하고 있다"며 "모바일 영역에서 차별화한 결합요금제 등을 운영하며 핸드셋 기준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