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14일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8-3으로 이겼다. 올 시즌 19승11패(승률 0.633)를 기록, 2위를 유지했다.
롯데가 시즌 첫 30경기에서 19승을 거둔 것은 1986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는 1986년 시즌 첫 30경기에서 19승1무10패(승률 0.655)를 기록했다. 올 시즌 30경기 기준 승률이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높다. 롯데는 1982년부터 KBO리그에 참여한 원년 구단이다.
4월 말 4705일 만의 8연승(5월 2일 9연승)을 달린 롯데는 3949일(10경기 이상 기준) 만의 선두에 등극했다.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의 우려를 날리고 5월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지난달 보여준 상승세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롯데는 4월 한 달 동안 나균안과 안권수가 투타를 이끌었다. 나균안은 4승 평균자책점 1.34를 기록해 한국야구위원회(KBO) 4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4월 팀 내 타율(0.318) 장타율(0.447) 1위를 기록하며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나균안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9.00을,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는 안권수는 4경기 타율 0.200으로 주춤하고 있다. 대신 움츠러 있던 기존 선수들이 기지개를 펴고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14일 KT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7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4월까지 평균자책점 5.82로 부진해 위기에 몰린 스트레일리는 직전 9일 두산 베어스전 6이닝 2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다.
4월까지 평균자책점 7.58로 더 부진했던 찰리 반즈는 10일 두산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반등했다.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한현희도 13일 KT전에서 시즌 첫 선발 무실점(6이닝)으로 호투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도 아직 승리한 적이 없지만, 지난달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이다.
불펜에선 최준용의 가세가 눈에 띈다. 최근 2년 간 셋업맨과 마무리로 활약한 최준용은 3월 시범경기에서 부진, 4월 말에야 1군에 합류했다. 이달 5차례 등판에서 총 5이닝 무실점으로 허리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타선에선 한동희가 살아났다.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4월 한 달 규정타석을 채운 61명 중 타율 꼴찌(0.169)였던 그는 5월 타율 7위(0.385)을 기록, 시즌 타율을 0.227까지 끌어 올렸다. 특히 득점권에서 4타수 4안타로 강했다. 7번까지 떨어진 타순이 3번으로 올라왔다.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활약이 필요하다. 롯데는 5월 들어 주축 선수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조금씩 전력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 기존 선수의 활약에 새 얼굴까지 가세하며 '달라진 롯데'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