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35·LG 트윈스)는 17일 잠실 KT전에서 지긋지긋한 무안타 사슬을 끊어냈다. 이날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회 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로써 지난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네 번째 타석부터 이어온 불명예스러운 34타석 무안타 행진이 마무리됐다. 6회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 시즌 11번째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김현수의 5월은 어색했다. 4월을 월간 타율 1위(0.400)로 마쳤지만, 5월 시작부터 타격감이 급락했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 32타석 연속 무안타가 이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14일 삼성전, 16일 KT전에서 김현수에게 휴식을 줬다. 팀 내 비중이 큰 베테랑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김현수는 1회 우익수 플라이, 3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연속 무안타가 34타석까지 이어졌는데 4회 침묵에서 깨어났다. 5-2로 앞선 2사 1루에서 KT 선발 슐서의 2구째 직구를 공략, 안타로 연결했다. 모처럼 해낸 멀티 히트로 시즌 타율은 0.305(118타수 36안타)까지 올랐다.
김현수는 경기 뒤 "평소랑 똑같이 했다. 그동안 허릿심이 안 받쳐줘서 안 좋았는데 코스가 좋았던 거 같다"며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허리가 좋지 못해서 연습을 못한 게 타격에서 길게 이어진 거 같다. 통증을 참아내고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LG는 김현수가 부진한 사이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을 비롯해 박동원, 홍창기 등이 돌아가면서 릴레이 활약을 이어갔다.
김현수마저 타격감을 회복하면 팀 타선의 짜임새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그는 "시즌 초반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것보다 선수들이 잘하고 있고 팀이 이겨서 만족한다"며 "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 응원하러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